"회식비 걷어 보내라"…노조원 후원 강요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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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진보당의 전신인 민중당에 불법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이 당 가입과 후원금 납부를 강요당했다고 진술한 걸로 취재됐습니다.
경찰은 건설노조가 조합원들을 강요해 불법 후원금을 걷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데, 당시 후원금을 납부했던 일부 조합원들은 실제로 납부를 강요받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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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진보당의 전신인 민중당에 불법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이 당 가입과 후원금 납부를 강요당했다고 진술한 걸로 취재됐습니다.
김보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0년 3월,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한 지부 조합원들이 모였던 텔레그램 방입니다.
1인당 3만 원부터 최대 10만 원까지, 후원금 납부 현황이라며 조합원 이름과 금액이 올라와 있습니다.
팀별로 40~50만 원에서 많게는 80만 원까지 송금액 합계를 인증하는 글도 보입니다.
팀 회식비를 걷어 총선 후보자 후원 계좌에 이체하라는 안내 글도 있습니다.
경찰은 건설노조가 조합원들을 강요해 불법 후원금을 걷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데, 당시 후원금을 납부했던 일부 조합원들은 실제로 납부를 강요받았다고 말했습니다.
[A 씨/후원금 납부 조합원 : 이게 강요다 보니까 좀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부득이하게 돈을 모아서 거출하고… (내가 내고 싶어서 낸 게 아닌?) 그렇죠.
당시 후원금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중당에 대한 특별당비 명목이라고 안내됐습니다.
조합원들은 본인의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당 가입을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B 씨/후원금 납부 조합원 : 무조건 100% 다 (민중당에) 가입을 해야 돼요. 가입 안 하면 쫓겨나 거기서. 하루아침에 그냥 실업자가 될 수 없으니까.]
노조원이 정당에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노조 지도부의 지시와 강요가 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경찰은 자발적 후원금이 아니라는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노조 지도부의 지시 여부와 이 자금의 전달 과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조 차원의 후원금 모집이 있었는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황자영, VJ : 김종갑)
김보미 기자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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