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좋은 삶’과 어떻게 연결될까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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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금융의 시대다.
'금전을 융통하는 것'을 뜻하는 금융은 우리 시대 뉴스의 첫머리를 늘 장식하는 주제다.
한마디로 금융은 앉아서 돈을 버는 '이자 장사'이고, 그런 금융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이들도 무책임하거나 뻔뻔하다는 인식이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뿌리 깊다.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이 바로 〈금융의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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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모험〉
미히르 데사이 지음·김홍식 옮김
부키 펴냄
바야흐로 금융의 시대다. ‘금전을 융통하는 것’을 뜻하는 금융은 우리 시대 뉴스의 첫머리를 늘 장식하는 주제다. 그러나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의 단어를 들으면 느낌이 어떤가? 혹시 노력해서 뭔가 가치 있는 걸 만들어내지 않고 이자나 보험료를 뜯어서 돈을 버는 의심스럽고 탐욕적인 존재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이런 관점에서 금융은 무언가 인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비정한 월스트리트 혹은 여의도에 고립된 그들만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돈을 빌리거나 보험금을 타는 이들도 썩 도덕적이고 훌륭해 보이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금융은 앉아서 돈을 버는 ‘이자 장사’이고, 그런 금융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이들도 무책임하거나 뻔뻔하다는 인식이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뿌리 깊다.
이런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이 바로 〈금융의 모험〉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금융학을 가르치는 교수 미히르 데사이가 2015년 경영학 석사학위 졸업반 학생들에게 한 ‘마지막 강의’가 책의 재료가 됐다. 그는 “금융과 시장이 인간성에 배치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그것들의 통일을 시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금융의 결함을 바로잡으려면 규제나 분노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 종사자 본인들이 금융의 핵심 관념과 금융이 추구하는 이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그가 재구성한 금융은 놀랍게도 ‘좋은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리스크와 보험, 옵션과 분산, 자산 가격 결정, 주인-대리인 문제, 합병, 레버리지, 파산 등의 무거운 주제를 소설과 영화, 다양한 일화로 풀어간다. 개인적으로는 보험의 본질을 이 책에서 처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건강·고용·산재 보험과 국민연금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빚을 지는 행위에 대한 편견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인간관계를 자산 포트폴리오에 빗대 설명하는 대목은 압권이다. 수식과 그래프 하나 없이 금융을 이해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금융 기사가 달리 보인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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