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식당보다 더 철저"…우리와 펫푸드 키친 가봤더니

김아름 2023. 4. 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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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펫푸드 제조 기업 우리와
충북 음성에 700억 들여 공장 설립
생산 전 과정 트레킹…위생 추적 강조
그래픽=비즈워치

반려동물 시장은 육아용품과 함께 불황이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져도 관련 지출을 쉽사리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시장 감소조차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육아 시장보다 더 낫다는 평가다. 

국내 반려동물 수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500만 마리, 크게 보면 100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신생아 수는 총 364만2164명. 국내에 반려동물이 10세 이하 어린이보다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이렇다보니 반려동물 식품 산업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가 2조원에 달한 것으로 본다. 라면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니, 작지 않은 규모다. 

국내 반려동물용품 시장 규모/그래픽=비즈워치

시장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식욕을 채우는 데 중점을 두는 '사료' 개념에서 영양과 건강, 먹는 즐거움을 챙기는 '푸드'로의 변화다. 기업들도 원재료의 품질과 생산공정의 위생 등을 사람이 먹는 식품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ANF와 웰츠, 이즈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우리와도 지난 2020년 충북 음성에 '펫푸드 키친'을 세우고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700억원을 들인 대형 공장이다. 지난 13일 우리와 펫푸드 키친을 직접 방문해 펫푸드 생산 공정을 지켜봤다.

펫푸드, 대충 안 만든다

우리와는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의 계열사다. 1947년 대한사료로 출발해 1970년부터 펫푸드를 만들어 왔다. 2018년 대한사료에서 떨어져나와 펫푸드를 전문으로 하는 '우리와'를 세웠다. 사료가 아닌 '푸드'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음성 펫푸드 키친은 연 최대 12만톤의 펫푸드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공장이다. HACCP 및 유기농 생산 인증, 검역시설 인증을 받았다. 제조실행시스템을 통해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원재료의 입고 시간별 추적이 가능해 문제가 생길 경우 정확히 원인을 짚어 해결할 수 있다. 

우리와 펫푸드 키친 전경/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이를 통해 지난 3월부터 업계 최초로 '전 제품 품질 책임제'를 도입했다. 우리와 펫푸드 키친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 대상 포장에 생산일과 함께 생산자의 이름을 표기하는 제도다. 생산공정의 품질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위생이 걱정? 식당보다 철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펫푸드의 위생이다. 식당에서도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원재료를 알아보기 힘든 펫푸드에서도 그런 일이 잦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우리와 역시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준비했다. 시설 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공장 끝까지 이어지는 약 250m의 긴 복도를 만난다.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원료 입고와 보관부터 제품 제조, 포장까지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각 구역 작업자들은 다른 구역으로의 이동이 제한된다. 직원들로 인한 오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우리와 펫푸드 키친 제조 현장/사진제공=우리와

윤관식 우리와 생산팀장은 "모든 낱개 제품의 원재료에 각각 고유의 번호가 부여된다"며 "만약 제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역추적을 통해 어떤 원재료가 언제 투입됐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닭고기, 생연어 등 신선육을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식재료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냉장 상태로 운영되는 미트룸(meat room)에서 원재료를 냉장 보관하고 원료별 바코드를 통해 유통기한이 지난 원재료가 혼입되는 것을 방지했다.

우리와 펫푸드 키친에 대해 설명 중인 최광용 우리와 대표/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우리와 펫푸드 키친은 반려동물에게 먹일 펫푸드의 생산 과정을 직접 보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한 일반인 대상 투어도 진행 중이다. 공장을 세울 때부터 일반인 대상의 견학 시스템 도입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최광용 우리와 대표는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이 수입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국내 펫푸드 기업의 생산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K-펫푸드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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