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지킨 ‘서울의 자존심’, 최승용 덕분에 일주일 시작과 끝이 행복했다 [김근한의 DOO근두근한]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4. 1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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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간의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 분위기는 뜨거웠다. 양 팀 선수들 모두 공교롭게도 가슴팍에 새겨진 ‘SEOUL’ 유니폼과 함께 서울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 하루였다.

먼저 시리즈에서 2승을 손쉽게 거둔 LG가 더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반대로 라울 알칸타라와 곽빈을 앞세운 비교적 유리한 선발 매치업 속에 예상치 못한 2패를 먼저 떠안은 두산은 일요일 경기 승리로 서울의 자존심을 지켜야 했다.

만약 마지막 경기마저 두산이 내준다면 잠실 라이벌전 첫 맞대결부터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자존심을 완전히 구길 수 있었다. 16일 선발 마운드에 오른 선발 투수 최승용의 호투가 그만큼 절실했다.

두산 투수 최승용이 4월 둘째 주 두 차례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날 최승용은 5이닝 2피안타(1홈런) 3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소화했다. 총 72구를 던진 최승용은 두산 벤치의 필승조 조기 투입 결정으로 이른 시점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경기 중반까지 팀 타선 침묵으로 패전 위기에 빠졌지만, 두산은 7회부터 놀라운 타선 응집력을 보여주면서 10대 5 역전승으로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비록 시즌 첫 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최승용인 시즌 첫 등판 부진(4월 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1.2이닝 10피안타 8실점)을 딛고 정상 궤도로 올라온 점은 뜻깊은 장면이었다.

최승용은 4월 둘째 주 시작과 끝을 선발 마운드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최승용은 4월 1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등판에서 5.2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팀의 6대 4 승리에 이바지했다. 주 2회 등판에다 싹쓸이 패배 위기라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보여준 최승용이었다.

4월 동안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두산 벤치 관점에서도 최승용이 선발 자리를 지켜주면서 선발진 좌·우 밸런스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게 이상적이다. 시즌 첫 등판 부진에도 최승용에게 만회할 기회를 계속 준 두산 이승엽 감독의 판단도 옳았다.

두산의 4월 둘째 주 키 플레이어이기도 했던 최승용이 곧바로 달라진 건 미세한 투구 자세 교정 덕분이었다. 키킹 뒤 스트라이드 과정을 살펴보면 첫 등판 때는 멈추지 않고 바로 오른발을 뻗었지만, 두 번째 등판부터는 스트라이드 과정에서 한 번 멈추는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최승용은 힘을 한 번 모아서 공을 던지려는 의도 아래 투구 동작에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에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변화구 커맨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첫 등판 때는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나면서 고생했지만, 두 번째 등판부터는 속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영점이 모두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형성됐다.

이는 이승엽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기대하던 ‘5선발 최승용’의 진짜 면모였다. 전반적인 커맨드와 경기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올랐기에 최승용은 이제 80구 이상 투구 수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지난 주 결정적 DOO씬

4월 16일 잠실구장 7회 초 타석에 들어선 양석환이 3루 두산 더그아웃을 향해 방망이를 집어던졌다. 다가오는 겨울 FA 시장에서 자신이 ‘최대어’임을 예고한 장면이었다. 양석환의 동점 스리런이 아니었다면 두산은 패색이 짙어지는 흐름이었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싹쓸이 패배로 자존심을 완전히 구기는 동시에 4연패 수렁에 빠질 수도 있었다.

두산 내야수 양석환이 4월 16일 팀 3연패 탈출을 이끄는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사진=천정환 기자
양석환은 올 시즌 초반부터 ‘FA로이드’를 제대로 맞았다. 양석환은 시즌 타율 0.349/ 15안타/ 4홈런/ 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16일 극적인 동점포로 리그 홈런 부문 단독 선두(4홈런)에도 오른 양석환이다. 최근 양석환은 3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4번 타자 김재환, 5번 타자 양의지 앞에 배치되는 우산 효과도 충분히 누리는 분위기다. 피해가기 힘든 양석환과 승부는 상대 투수들에게 더 큰 압박감을 줄 수 있다.

#지난 주 퓨처스 DOO픽

두산 퓨처스팀은 4월 둘째 주 주중 강화 SSG 랜더스전 원정 시리즈를 모두 치르지 못했다. 화요일 우천 취소에 이어 수요일과 목요일 수도권을 뒤덮은 미세먼지 공습이 나온 까닭이었다. 4월 14일 이천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7대 5로 승리한 두산 퓨처스팀은 15일 우천 취소로 16일 더블헤더 경기를 펼쳤다. 더블헤더 경기(4대 3 승, 3대 0 승)를 모두 싹쓸이한 두산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4승 2패로 북부리그 단독 선두에 자리에 올랐다.

두산 김강률이 퓨처스리그 등판을 소화하면서 1군 복귀를 꿈꾸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 주 출전한 퓨처스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바로 베테랑 투수 김강률이었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강률은 시즌 준비가 다소 늦어졌다. 4월 14일 고양전에서 첫 실전 등판(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치른 김강률은 16일 고양전에선 2이닝 1피안타(1홈런) 1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초반 두산의 시급한 과제는 1이닝을 맡길 수 있는 불펜 자원 수급이다. 현재 마무리 투수 홍건희 이전에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김강률의 복귀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김강률은 올 시즌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팀과 개인에게 모두 중요한 시즌인 만큼 김강률의 복귀 시점에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이번 주 반등해DOO오

4월 셋째 주 두산 경기 일정

4월 18~20일 대전 두산-한화전(원정), 21~23일 잠실 KT-두산전(홈)

두산은 4월 셋째 주 일주일 만에 잠실을 벗어나 원정 경기(대전 원정)를 치른다. 이후 주말 시리즈 때는 현재 팀 타율 2위(0.291), 팀 OPS 2위(0.766)로 팀 타격감이 좋은 KT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결국, 주중 원정 시리즈에서 팀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KT와 화력전을 펼칠 채비를 마쳐야 한다.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로헤스가 시즌 초반 타격 침체에 빠져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팀 타격 기복을 줄이기 위해선 결국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의 반등이 절실하다. 로하스는 시즌 초반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8/ 6안타/ 2홈런/ 7타점으로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고 있다. 리그 개막전 끝내기 홈런 이후로는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상위 타선 활약상을 기대했지만, 로하스는 어느 순간 6번 타순까지 내려가게 됐다. 16일 경기에선 아예 선발 제외로 경기 출전조차 없었다.

로하스 수비 포지션 문제도 향후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최근 타격감이 물오른 송승환과 함께 향후 부상에서 복귀할 김대한과 김인태를 고려하면 외야 수비에서 무언가 물음표가 달린 로하스의 입지가 더 애매질 수도 있는 까닭이다.

물론 수비 문제에 앞서 타격에서 확실한 결과와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먼저다. 스프링캠프 때 몸 상태가 다소 더디게 올라간 면도 있기에 로하스에게 적응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과연 잠실을 벗어난 주중 대전 원정 시리즈부터는 로하스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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