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집중된 한국 친환경 정책… 찬밥 태양광 '울상'
[편집자주]국내 친환경 산업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와 태양광업계의 미래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게 설정되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두 업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배터리업계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성장 속도가 가속될 전망이지만 태양광업계는 국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배터리·태양광업계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주요 이슈를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①美 IRA 시름 던 韓 배터리·태양광… 다음 스텝은
②배터리에 집중된 친환경 정책… 찬밥 태양광 '울상'
③"친환경 산업이 곧 미래" 업계 경쟁력 키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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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역시 최근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에 배터리와 함께 태양광을 '전략적 탄소중립 기술'로 규정하고 역내 제조 역량을 2030년까지 40%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관련한 역내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허가 기간을 최대 18개월을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지난 11일 공표된 한국의 '조세특례제한법'에는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반도체, 백신, 디스플레이, 배터리(이차전지)만 지정됐고 태양광은 포함돼 있지 않다. 국가전략기술 지정 시 일반 기술이나 신성장·원천기술보다 더 높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업규모별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다.
여기에 더해 올해 투자를 진행하면 추가로 10%를 더 공제받을 수 있어 태양광 업계의 아쉬움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발전원"이라며 "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의지를 보이려면 국가전략기술에 태양광을 포함시켜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올해 태양광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탄소중립을 목적으로 석탄발전을 대체하기 위한 발전원별 확대 계획에서도 태양광의 비중은 기존 계획보다 축소됐다. 정부가 지난 1월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2018년 6.2%에서 2030년 21.6%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지난 정권이 수립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2030년 목표치인 30.2%보다는 크게 후퇴한 수준이다. 줄어든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 속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비중을 83대 13에서 60대 40로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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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태양광 산업은 정부의 규제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대표적인 규제는 태양광 출력제한이다. 정부는 전력 과잉 생산시 송·배전망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달부터 경남과 호남 지역을 대상으로 태양광 설비용량 기준 최대 1.05기가와트(GW)까지 출력을 제어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출력제어로 인해 전력 판매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MP 상한제로 인해 타격을 입은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의 원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한국전력이 지난해 30조원을 넘는 적자를 내자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지불하는 도매가격에 한시적으로 상한선을 두는 SMP 상한제를 지난해 12월부터 도입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평균 SMP는 킬로와트시(㎾h)당 267.63원이었고 올 들어서는 1월 ㎾h당 240.81원, 2월 ㎾h당 253.56원, 3월 ㎾h당 215.9원 등 평균 200원이 넘는 고가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SMP 상한제로 한전은 발전사에 ㎾h당 160원 수준의 금액만 지불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사업자를 비롯한 민간 발전사들의 수익이 급감하고 손실이 불어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SMP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연료비가 상한제 가격을 초과하면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영세한 사업자가 대다수인 태양광 업계가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만큼 즉각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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