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꿈의 160㎞ 듀오 곧 볼까… 수베로가 내건 ‘콜업의 조건’

김태우 기자 2023. 4. 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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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최하위에 머문 한화는 그 대신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어 근래 대어들을 추가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과 일본 스프링캠프에 있으면서 김서현을 사람으로서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는데 경기 상황에서 얼마만큼 성숙한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도 선수를 육성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면서 "김서현도 보고는 받아보고 있지만, 경기에서 얼마나 성숙한 선수인지 감정을 잘 추스르는지 그런 부분을 알아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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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군 콜업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는 한화 김서현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3년간 최하위에 머문 한화는 그 대신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어 근래 대어들을 추가하고 있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우완 정통파 문동주(20),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우완 사이드암 김서현(19)을 얻었다.

팀이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며 얻은 귀중한 자원들인 만큼 육성에도 큰 기대감이 걸리고 있다. 일단 문동주의 시작은 좋다. 지난해 차분하게 2군에서 몸을 만든 문동주는 시즌 막판 가능성을 내비치더니, 올해는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첫 2경기에서는 1승1패 평균자책점 1.64로 잘 던졌다.

특히 12일 광주 KIA전에서는 1회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의 강속구를 던지며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KBO리그 역사상 국내 선수로는 가장 빠른 공이었다. 매번 160㎞의 공을 던질 수는 없겠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이 이상의 구속도 기대할 수 있다.

문동주는 정착의 가능성을 뚜렷하게 확인했다. 이제 관심은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된 채 2군에 내려가 실전 경험을 쌓고 있는 김서현에 몰린다. 김서현도 시범경기에서 156~158㎞의 강속구를 던지며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아직 변화구 구사 능력이나 경기 운영 능력, 그리고 제구력을 가다듬을 게 분명히 있다. 그러나 “구속 하나는 진짜”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160㎞ 듀오’가 탄생한다면 아마도 그 팀은 올해나 내년 한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서현도 서서히 콜업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화의 불펜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김서현은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 중이다. 김서현과 유망주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2군에서 가장 좋은 불펜 자원을 올린다면 유력한 후보가 될 만하다.

16일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SSG 퓨처스팀(2군)과 경기에서도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SSG 구단 관계자는 김서현의 구속에 대해 “156㎞ 정도가 나왔다”고 했다. 제구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면 최종 결정권자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수베로 감독은 김서현의 재능 자체가 거대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도 동의한다. 다만 구속이나 경기에서의 성적도 봐야겠지만 김서현이 경기를 어떻게 끌어나가는지를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생각이다. 콜업의 마지막 조건이라고 할 만하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과 일본 스프링캠프에 있으면서 김서현을 사람으로서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는데 경기 상황에서 얼마만큼 성숙한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도 선수를 육성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면서 “김서현도 보고는 받아보고 있지만, 경기에서 얼마나 성숙한 선수인지 감정을 잘 추스르는지 그런 부분을 알아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멘탈적인 측면까지 모두 다 보겠다는 선언이자, 어쩌면 너무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수베로 감독은 1군에서 실패한 유망주가 2군에 다시 내려갔을 때의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좌절감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는 지도자다. 이왕이면 김서현이 1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만한 최적의 상태와 조건을 갖췄을 때 올릴 가능성이 있다.

급하게 올렸다가 다시 내려가면 선수와 구단 모두 손해다. 김서현이 콜업의 조건을 언제쯤 갖출지, 구단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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