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컨설팅 분리 무산 EY, 미국서 3000명 감원

송경재 2023. 4. 1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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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인의 반대로 회계·감사와 컨설팅 부문 분리 방안이 좌절된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이 미국에서 3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3000명 감원 계획은 EY의 회계·컨설팅 분리 계획인 이른바 '프로젝트 에베레스트'가 미 법인의 반대로 무산된 지 1주일도 채 안 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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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빅4 회계법인 가운데 한 곳인 언스트앤드영(EY)의 영국 런던 글로벌 본사 앞을 15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Y는 회계와 컨설팅 부문을 분리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에베레스트'가 미국 법인의 반대로 좌초한 가운데 미 직원 3000명을 감원하기로 17일 결정했다. 로이터연합

미국 법인의 반대로 회계·감사와 컨설팅 부문 분리 방안이 좌절된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이 미국에서 3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Y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법인 직원 3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과잉규모’가 이유였다. 주로 컨설팅 부문 인력이 해고된다.

이번 감원은 EY 미국 법인 전체 인력의 약 5% 규모다.

3000명 감원 계획은 EY의 회계·컨설팅 분리 계획인 이른바 ‘프로젝트 에베레스트’가 미 법인의 반대로 무산된 지 1주일도 채 안 돼 나왔다.

EY는 “현 경제여건의 충격, 강력한 인력 잔류율, 일부 과잉 인력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 직원 약 3000명을 내보낸다는 어려운 결정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EY는 이번 감원이 지속적인 경영관리의 일환일 뿐이며 ‘프로젝트 에베레스트’ 무산과는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부문은 팬데믹 기간 고객사들이 정보기술(IT) 업그레이드 경쟁에 나서면서 인력이 급격히 불어났지만 최근 영업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또 컨설팅 부문 성장세에 보탬이 됐던 기업 인수합병(M&A) 컨설팅 역시 지난해 이후 금리인상과 주식시장 침체 속에 고전하고 있다.

EY의 감원 규모는 다른 컨설팅 업체들의 감원에 비해 규모가 훨씬 더 크다.

앞서 KPMG는 2월 미 직원 약 2%를 감원했고, 액센추어는 앞으로 1년 반에 걸쳐 전세계 인력 규모를 2.6%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컨설팅 업체 매킨지도 지원 부서 인력을 약 3% 줄이는 감원을 진행 중이다.

각 국가별 독립 법인 연합체 성격의 EY 글로벌 지도부는 프로젝트 에베레스트를 통해 회계와 컨설팅 부문을 분리시켜 이해상충 규정을 피하고, 이로써 컨설팅 부문의 업무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미 법인이 반대해 이 계획을 지난주에 접은 바 있다. 미 법인은 컨설팅 부문을 분리할 경우 회계법인 만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한 충분한 영업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를 반대했다.

EY는 프로젝트 에베레스트에 지난 1년 여 6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결국 무위로 끝났다.

프로젝트 에베레스트를 무산시킨 뒤 EY 미 법인이 택한 비용절감 방법은 감원이다. 급격하게 불어난 인력을 줄여 비용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EY를 비롯해 빅4 회계·컨설팅 업체들은 팬데믹 이후의 경기회복기에 다른 기술업체들처럼 인력을 대폭 늘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금리인상에 나서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과 M&A 시장이 침체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인력 채용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퇴사가 줄을 잇는 가운데 감원까지 겹치면서 이들 빅4의 인력규모는 대폭 줄었다.

윌리엄블레어의 지난주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빅4 회계컨설팅 업체들의 인력규모는 1년 전보다 62% 급감했다.

빅4는 딜로이트, EY,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그리고 KPMG 네 곳의 대형 회계·컨설팅 업체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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