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빠진 선수 일탈, 언제까지 구단이 사과해야 하나…선수협도 나서야 한다

박상경 2023. 4. 1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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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지난 14일 이천웅의 인터넷 도박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냈다.

'구단은 프로스포츠 선수로서 더욱 큰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와 부정행위 근절을 위해 준법 및 인성교육 등 선수단 관리와 교육을 심층 강화하여 KBO가 지향하는 클린베이스볼 정착에 더욱 노력하는 구단이 되겠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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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 14일 이천웅의 인터넷 도박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냈다. '구단은 프로스포츠 선수로서 더욱 큰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와 부정행위 근절을 위해 준법 및 인성교육 등 선수단 관리와 교육을 심층 강화하여 KBO가 지향하는 클린베이스볼 정착에 더욱 노력하는 구단이 되겠다'는 내용이었다.

현대 프로스포츠에서 '선수 관리'는 부상, 운영 정도에 국한된다. 개인 훈련 준비 여부가 팀 훈련 소화의 발판이 되고, 그라운드 바깥 사생활이 무엇보다 존중받는 시대다. 연봉계약을 맺고 구단 선수로 뛰긴 하지만, FA제도 등 이적이 활성화된 현 시대에 선수들 사이에선 '프랜차이즈' 개념도 많이 희석됐다. 구단이 선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건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에나 가능했던 이야기다. 수 년전 구단 고위 프런트의 선수 통제 지시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큰 논란이 된 게 단적인 예다.

아직도 선수의 외부 음주-도박 등 사건사고엔 구단 사과가 필수 공식처럼 뒤따른다. 고용주가 '잘 해달라'며 개인사업자와 계약을 맺었는데, 개인사업자가 사고를 쳐 유무형의 큰 손실을 입고도 머리까지 조아리는 형국이다. 당사자인 선수는 침묵하거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는 게 전부다.

느슨한 팀 분위기가 일탈에 일부 영향을 끼쳤기에 구단도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느슨한 분위기의 팀이라 해도 모든 선수가 일탈을 하는 건 아니다. 프로이자 개인사업자인 선수가 철저한 자기 관리 원칙 없이 외부 분위기에 휩쓸린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라 볼 수 있다.

각종 사건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질타와 비난, 자정에 대한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시간이 흐르면 팬 함성, 팀 순위-개인 기록 싸움 열기 속에 유야무야되기 일쑤였다. 매년 각종 추문이 반복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선수들 사이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라는 의결 기구가 있다. 기업이자 고용주인 구단에 비춰 상대적 약자인 개인사업자인 선수가 권리를 침해받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작년 FA협상 과정에서 뒷돈 요구를 받은 포수 박동원의 사례를 접수해 해당 구단에 알려 단장 해임 철퇴를 내릴 수 있게 한 것도 선수협이다. 이런 선수협이 매 시즌 회장, 사무국을 중심으로 펼치는 선수 의식 개혁 캠페인을 넘어 회원 사건사고에 대한 자체 징계 같은 실질적 행동에 나선다면 그 효과는 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를 넘어 '자정 능력을 갖춘 건전한 기구'임을 알리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22시즌 개막을 전후해 유관중 경기 및 육성 응원이 허용되자, 각 구단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팬 서비스에 나섰다. 팬 함성에 대한 감사함의 표현이자, 침체된 프로야구 분위기를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 옆 관중에 사인을 해주거나, 경기 후 선수단 버스로 향하는 과정에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거나 사인을 해주는 식이었다. 이런 작은 행동은 2023 WBC 아픔 속에서도 KBO리그가 함성을 잃지 않는 자양분이 됐다. 이번에도 선수들 스스로 나서야 할 차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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