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號' 은행장 오디션 막오른다…이번주 첫 면접 '시험대'
"금융권 전반에 기득권 내려놓은 새로운 '인사 패러다임' 제시"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은행권 최초로 '오디션' 형식을 도입해 화제가 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오른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는 이번 주 첫 번째 면접을 치르게 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 4인은 오는 21일 예정된 우리금융지주 정기이사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등 이사진에게 업무보고를 한다. 후보들은 각각 책임진 업무현황과 향후 목표 등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임종룡 회장(위원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6명이 모두 은행장 선임권을 가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위원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가 차기 우리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의 1차 면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임종룡 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우리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일종의 '오디션' 형식을 차용한 '4단계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기존 자추위 위주의 '깜깜이' 인선에서 벗어나 후보 선정 절차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분야별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 △임원 재임기간 중 평판조회 △회장의 역량평가 및 이사회 보고평가 등 3단계 검증을 거쳐 2명의 2차 후보군(쇼트리스트)으로 압축된다. 자추위는 이후 선정된 2인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5월말 차기 은행장을 최종적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차기 우리은행장 4인 후보군은 이미 임종룡 회장 내정 이후 지난달 초 실시된 첫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요직을 꿰차면서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석태 부문장과 강신국 부문장은 우리은행의 양대 부문으로 꼽히는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을 맡았다. 사실상 은행장에 이어 은행 내 2인자들이다. 박완식 대표와 조병규 대표가 몸담은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은 은행에 이어 그룹 내 비중이 가장 큰 계열사로 꼽힌다.
또한 이번 롱리스트는 이석태·조병규 후보는 상업 출신, 강신국·박완식 후보는 한일 출신으로 그룹 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의 균형도 맞췄다.
이석태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중앙대 경영학과를 나와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금융지주의 신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올해 3월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부행장)에 올랐다.
강신국 부문장도 1964년생으로 고려해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우리은행 IB그룹 상무와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현재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기업그룹장(부행장)을 맡고 있다.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박완식 대표도 1964년생으로, 우리은행 개인그룹장 겸 디지털금융그룹장(상무), 영업·디지털그룹 집행부행장보, 개인·기관그룹 집행부행장을 지낸 뒤 지난달 초 우리카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조병규 대표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를 졸업한 뒤 상업은행으로 입행했으며,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집행부행장보)과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보,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지난달 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선임됐다.
금융권에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인사 권한을 내려놓으면서 새롭게 도입한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공 여부에 따라 업계 전반에 새로운 '인사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기자들과 만남에서 새로운 은행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어떻게 보면 회장이 (은행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은행장 선임) 절차를 만드는 것이 지배구조를 바꾸라고 하는 금융정책, 감독당국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인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무엇인지가 조직문화를 새롭게 하는 중요한 어젠다(의제)"라고 강조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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