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염블리'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동학개미 투자 길잡이로 상한가

이지운 기자 2023. 4. 1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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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섹터 투자자, 성장성 입증 여부는 기대감과 함께 숫자로 판단하라"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앞으로 어떤 업종이 주도주가 될지 간파해 시장에 미리 진입하는 것이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최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부진을 겪은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동설립자로 있었던 '오픈(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열풍으로 올해 반도체 투자심리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2020년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과 함께 증권업계에서 주린이(주식 초보자)의 길잡이로 떠오른 전문가다. 어려운 주식 용어와 투자 노하우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며 각종 경제TV와 유튜브, 책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지상파까지 진출하며 여의도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많은 이들에겐 '염블리'(염승환+러블리 합성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오를 만큼 오른 2차전지주… "반도체·리사이클링 등 업종 주목하라"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업종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전기차 수요 증가는 물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 탓이다. 그 덕에 2차전지 소재기업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만 600% 치솟았고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역시 200% 이상 올랐다.

염 이사는 "많이 오르면 빠지는 게 주가의 속성이다. 고점에서 30~40% 빠지는 건 순식간"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2차전지 시장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그때 들어간 사람이 성과를 누리는 시기로 뒤늦게 들어가기보다는 앞으로 시장을 바꿀 또 다른 미래 성장 산업을 찾아보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망 섹터를 파악할 때는 성장 기대감은 물론 그 기대감을 숫자로 입증할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대표적 섹터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시장의 관심을 끌며 단기간 급성장했지만, 성장성을 숫자로 입증하지 못해 단기간 상승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검증하는 과정을 늘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염 이사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섹터로 최근 실적이 부진했던 반도체를 꼽았다. 반도체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로는 챗GPT를 근거로 들었다. 챗GPT는 Open AI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다양한 업무 수행 능력을 갖췄다. 출시 이후 2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억명을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챗GPT를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여기에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챗GPT로 인해 반도체 관련 주가는 반등할 수 있고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PIM)가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 투자는 지금 적자여도 앞으로 좋아질 기업을 선점해 투자하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외에도 리사이클링(재활용), 음식료 분야를 유망 산업으로 꼽았다. 염 이사는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차츰 높아지고 있는데,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소비가 국내 증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염 이사는 "한국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33%를 넘어서는데 국내 주력 산업 중 철강, 화학, 반도체 등이 중국 수출에 많이 의존한다"며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의 보복 소비가 현실화 되면 이들 산업이 주목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국내 주식시장에 반영돼 증시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코스피 강세장 온다… "하반기까지 점진적 상승 예상"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2분기로 들어서면서 코스닥이 주도하는 국내 증시 흐름이 코스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염 이사는 "코스닥 강세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경우는 없다. 과거 데이터상 코스피 대비 코스닥이 압도적으로 강했던 적이 몇 차례 있었지만 보통 2개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며 "최근 글로벌 메모리 업계 1위 삼성전자 감산 발표는 대형주를 움직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면서 2분기부터 시장은 코스피가 주도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이사는 중국경기 회복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 우려 완화 움직임은 한국의 경기 민감주에게 좋은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 불확실성으로 성장주 위주의 시장 흐름이 이어졌다면 2분기부터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주도하는 흐름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성장주 대표주자인 2차전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순환매가 돌면 대략 4월 중순이나 5월쯤 대형주가 움직이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까지 코스피 지수는 28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수출 증가율에 좌우되는데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본격화에 따라 한국 수출 부진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율도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연말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PBR 1배인 288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물가나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V자 반등 보단 2분기는 2600선, 3분기 2700선, 4분기 2800선 등 계단식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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