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 비밀병기 카지노]23년 적자 여행수지, 해법 될까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2023. 4. 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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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외화수입 효도 역할 카지노
사행산업 인식 재고 필요, 성장 걸림돌 많아

[편집자주] 내·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끌어 모으기 위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카지노 산업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오픈 카지노와 복합리조트에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가운데 한국 카지노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K-관광에 있어 질적 성장엔 카지노가 있었다. 현재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산업에 대해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시대 변화에 대응한 전략과 방향성을 짚어 본다.

카지노(이미지 투데이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카지노 산업 투자로 K-관광 경쟁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정부는 내수활성화에 특급엔진으로 'K-관광'을 내세웠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에는 관광 산업 수출이 약 207억달러로 서비스 산업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 5대 수출 산업이었다.

정부가 발표한 내수 활성화 대책엔 외국인 관광객 대거 입국 유도를 위한 각종 조치가 망라됐다. 반면 외화획득과 관광진흥 등 그동안 K-관광에 크게 기여했던 '카지노'는 빠졌다.

인천 중구 영종도에 자리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파라다이스시티 제공)

◇ 카지노로 끌어온 외화, 일반관광업의 124배

카지노업은 '외화 획득'과 '관광진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K-관광의 주요 요소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카지노=도박'이라는 인식이 사람들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 영업하는 17개 카지노 영업장 가운데 내국인의 출입이 허용된 곳은 강원랜드 1개뿐이다. 나머지 업장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외화 획득을 하며 관광 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카지노업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벌어들이는 외화는 관광외화수입의 평균 6%를 차지하는데 업체 1곳당 관광 외화 수입을 일반 관광사업체와 비교하면 약 129배나 된다.

2019년 우리나라 카지노를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은 약 330만명이고 외화를 12억달러(1조 5660억 원) 벌어들였다. 이 숫자는 코로나19 이후 반토막이 나면서 2020년 외화수입은 약 60% 감소한 5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화 획득은 물론 카지노 연관산업(호텔업, 요식업, 쇼핑업 등)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관광산업 분야에서 카지노는 유일하게 영업손익과 상관 없이 매출액의 10% 내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한다. 2019년 납부한 금액은 약 1372억원이었지만 2020년엔 28% 감소한 약 977억까지 떨어졌다. 이는 곧 국내 관광 전반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23년째 여행수지 적자…해법 중 하나는 카지노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900조원으로 설정하며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여행수지 개선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국내 여행 활성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외화 획득 기여도가 높은 외국인 전용카지노 산업은 정책에서 제외됐다.

코로나 엔데믹을 맞은 올해도 여행수지 적자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나라 여행수지는 2000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22년간 만성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

올해 2월까지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여행객은 지난해보다 약 4배 늘었지만 해외로 나가는 우리나라 여행객 수에 크게 못 미치며 여행수지 적자 폭은 확대되는 추세다.

여행수지 적자는 경제 전반적으로 상당한 악재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달러로 198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적자다.

여행수지 적자 역시 코로나19 기간 잠시 주춤했지만, 금세 돌아섰다. 올해 들어 14억9000만달러로 1년 전(5억5000만 달러 적자)과 비교해 3배나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여기에 5월 황금 연휴를 통한 해외여행 특수가 시작되면서 적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K-카지노 산업 성장이 여행수지 개선 등 가시적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행수지가 1억달러 늘어날 때 경상수지는 1억8800만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수출 등 상품수지가 0.94억달러, 해외배당 등 본원소득수지가 1억1000만달러 증가하는 것에 비하면 여행수지 영향력이 훨씬 크다.

A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현재 세계 카지노 산업에서 한국 점유율이 0.7%에서 2.5%로 확대된다면, 증가하는 외화수입만 3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로 인한 경상수지 증가 효과는 55억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 생존 경쟁에 놓인 韓 카지노, 외면하는 정부?

엔데믹 이후 일본과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카지노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지노 업계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K-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도는 별개로 정부에서는 카지노 산업에 대해 규제만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가장 큰 화두는 아시아 시장 내에 경쟁력 약화다.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3년간 인근 주요 국가들이 혁신과 투자를 거듭하며 카지노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반면, 국내는 정체돼 있어 시설 규모나 콘텐츠 측면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가까운 일본의 경우 카지노를 합법화 하면서 최대 3개의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즉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국내 카지노업의 큰손인 일본인까지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카지노 허가권을 쥔 문체부는 '내국인 카지노'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자칫 사행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근거로 지금까지 내국인 카지노를 강원랜드가 독점하고 있다.

'카지노 사업장 규모 확대 제한'도 카지노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꼽힌다. 카지노 사업장은 그간 호텔의 부대시설로 인식돼 호텔 내 한 곳에만 운영을 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카지노 사업장과 새로 확장하는 카지노 사업장이 통로로 이어져 있다면 확장이 가능하다.

B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국내 카지노 사업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이러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오픈 카지노 정책을 당장 추진하지 못하더라도 사행산업총량제로 카지노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것부터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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