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만큼 돌려준다' KIA 루키 윤영철, 타고난 승부사...미소 뒤의 '호랑이 발톱' [유진형의 현장 1mm]

2023. 4. 18. 06: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삼구삼진으로 받은 만큼 돌려준다'

KIA 타이거즈 '슈퍼루키' 윤영철이 프로 데뷔전에서 3⅔이닝 5실점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윤영철을 왜 '슈퍼루키'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KIA 윤영철은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1사구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으로 보면 실패한 데뷔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1회 대량 실점을 제외하곤 안정적인 투구 흐름을 보여줬다는 건 선발투수로의 자질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한번 당했던 타자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는 승부사 기질은 예사롭지 않았다.

윤영철이 1회에만 무려 40구를 던지며 5실점했던 건 선두타자 이용규와의 대결이 큰 영향을 끼쳤다. 윤영철은 이용규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용규는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름바 '용규놀이'라 불리는 타격을 시전하며 윤영철을 괴롭혔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은 기다리고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은 구종을 가리지 않고 커트해냈다. 141km 패스트볼과 128km 체인지업 모두 통하지 않자 결국 윤영철은 볼넷을 내주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이정후에게 볼넷, 이형종과 김혜성에게 적시 2루타로 2실점하며 '용규놀이'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박주홍과 김동헌을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하지만 임병욱과 대결에서 심리전에 당했다. 임병욱은 1볼 2스트라이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윤영철이 투구하려는 찰라 주심에게 손을 들며 타임을 요청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투구 리듬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손을 드는 동작으로 슬라이더가 몸 쪽으로 향하는 실투를 유도하며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홈런을 기록했다.

프로의 벽을 실감한 윤영철은 1회를 마친 뒤 상기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보통의 신인이라면 이대로 멘탈이 흔들리며 무너졌겠지만 윤영철은 달랐다. 그는 미소 지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2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자신을 괴롭혔던 이용규, 임병욱과의 재대결에서 삼구삼진을 잡는 승부사 모습을 보여줬다.

2회 선두타자로 이용규를 다시 만났다. 하지만 윤영철의 표정은 1회와 달랐다. 이용규에게 직구만 던지며 삼구삼진을 잡았고 복수에 성공했다. 윤영철의 표정에는 '받은 만큼 돌려준다'라는 승부사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이용규도 배트 한번 내보지 못하고 삼구삼진을 당한 뒤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3회 1사 1루서 임병욱을 다시 만났고 임병욱에게도 직구만 던지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용규에 이어 임병욱마저도 삼구삼진을 잡는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을 괴롭혔던 타자들에게는 꼭 복수한다는 당찬 패기에 선배들은 깜짝 놀랐다. 웃는 얼굴 뒤의 호랑이 발톱은 날카로웠다. 1회 대량 실점의 아쉬운 결과에도 남은 이닝 씩씩하게 공을 던진 윤영철의 미소에는 이유가 있었다.

'웃상 아기 호랑이'의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자신을 괴롭혔던 타자들과의 재대결에서 직구로만 삼구삼진을 잡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윤영철.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