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선발승, '90분' 내린 비에 사라졌다... '2이닝' 던지고 강판

양정웅 기자 2023. 4.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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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번째 선발승을 노리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막아선 건 상대팀이 아니라 하늘이었다.

오타니가 우천 지연으로 인해 2년 만에 최소 이닝을 소화했다.

오타니는 2회 2번째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로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오타니는 타자에만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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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18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시즌 3번째 선발승을 노리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막아선 건 상대팀이 아니라 하늘이었다. 오타니가 우천 지연으로 인해 2년 만에 최소 이닝을 소화했다.

오타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팀의 2번 타자 겸 선발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오타니에게는 악조건이 겹친 경기였다. 현지 기준으로 4월 17일은 매사추세츠주의 공휴일인 애국일이었고, 대형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이 열리는 날이다. 이 때문에 오전 11시 10분에 경기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평소에 경험하기 힘든 시간대였다. 여기에 보스턴 지역에 내리는 비로 인해 한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경기가 시작됐다.

오타니 쇼헤이가 18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겨우겨우 경기를 시작한 후 오타니는 타석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1회 초 1사 후 중견수 쪽 안타로 살아나간 오타니는 다음 타자 테일러 워드의 몸에 맞는 볼 때 2루까지 갔다. 이어 4번 헌터 렌프로의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는 2회 2번째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로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렌프로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에인절스는 점수 차를 벌렸다.

한편 마운드에서는 초반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1회 말 선두타자 라이멜 타피아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후 2번 라파엘 데버스 타석에서 연달아 폭투를 저지르며 무사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오타니는 롭 레프스나이더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2회 오타니는 완전히 달라졌다. 신무기 스위퍼를 앞세워 선두타자 트리스톤 카사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그는 키케 에르난데스와 리즈 맥과이어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18일(한국시간) 에인절스-보스턴전이 열린 펜웨이 파크에 방수포가 깔려 있다. /AFPBBNews=뉴스1
여기서 오타니의 두 번째 악재가 찾아왔다. 3회 초 에인절스가 2사 1, 2루를 만든 상황에서 펜웨이 파크에는 다시 비가 쏟아졌다. 결국 경기는 다시 중단됐고, 1시간 30분 가까이 지연됐다. 오랜 시간 경기가 멈추면서 오타니의 어깨는 식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3회 말 수비에서 좌완 터커 데이비슨과 교체돼 투구를 마쳤다.

이후 오타니는 타자에만 전념했다. 4회 초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그는 6회 초 상대 투수의 송구 실책으로 1루에 살아나갔다. 하지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그만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이날 오타니는 투수로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타자로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가 2이닝 이하를 던진 것은 지난 2021년 7월 1일 뉴욕 양키스전(⅔이닝 2피안타 4볼넷 7실점) 이후 처음이었다. 비에 젖은 마운드에서 던졌고, 투구 사인을 교환하는 전자장치인 '피치컴'이 고장나는 등 어려운 일들이 겹쳤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18일(한국시간) 보스턴전에서 요시다 마사타카와 일본인 투·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뜻깊은 대결도 펼쳤다. 바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와 맞붙은 것이다. 1회 말 요시다를 상대한 오타니는 초구부터 한가운데 스위퍼를 꽂는 등 3연속 변화구로 승부했다. 이어 4구 째 시속 98.4마일(약 158.4km)의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요시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한편 경기는 에인절스의 5-4 승리로 마무리됐다. 5회까지 5-1로 앞서던 에인절스는 6회 말 투수 애런 루프의 어설픈 수비 속에 2점을 내주며 쫓겼고, 이후로도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끝내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할 수 있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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