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70년]미국 시장 노크하는 'K방산'… "밸류체인 참여 기회"

박응진 기자 2023. 4.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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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최대 국방비 지출국 美, '퀀텀 점프' 위해 반드시 개척할 필요

[편집자주] '한미동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북한의 남침과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1953년 10월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간으로 하는 한미동맹은 한국전쟁(6·25전쟁)에서 숨진 미군 3만여명의 고귀한 희생으로 맺어진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그에 따른 도발·위협 속에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정세 또한 한미 간의 협력 강화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뉴스1'은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T-50. (공군 제공) 2019.10.19/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작년 한 해 173억달러의 연간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K방산'이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발판으로 삼아 미국 시장을 두드린다. 세계 최대 국방비 지출국인 미국은 K방산의 '퀀텀 점프'를 위해 개척해야 할 시장 중 하나다.

정부와 방산업계에선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 이른바 'RDP-A'가 그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RDP-A는 미 국방부가 동맹·우방국 국방부와 체결하는 것으로서 각국 방위산업 시장 개방에 관한 법적 권리와 의무사항을 다루는 정부 간 협정이다. 미국은 작년 12월 기준으로 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 등 28개국과 RDP-A를 맺고 있다.

우리 정부는 작년 10월 RDP-A 체결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미국과 RDP-A를 맺으면 △미 국방부 조달사업 참여시 '미국산 우선구매법'에 따라 부과되는 가격 패널티 적용을 면제받고, △화학전 방호장비 및 특수 금속 관련품의 미국산 구매의무가 면제돼 자국 기업의 입찰 참여가 가능해지며, △국방조달에서 제품·구성품에 대한 관세 등 세금 부과가 면제되는 혜택을 받는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RDP-A 체결에 앞서 국내 시장 잠식 가능 분야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기술특허권 침해 및 연구인력 해외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비궁. (방위사업청 제공) 2020.4.7/뉴스1

이런 가운데 우리 방산업계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일종의 신속획득프로그램인 '해외비교시험'(FCT)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FCT는 미 국방부 주관으로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우방국의 우수 장비와 기술을 시험평가한 뒤 군의 요구도와 기술수준을 고려해 국방조달로 연계하는 제도를 말한다.

LIG넥스원(079550)의 무인함정용 2.75인치(70㎜) 유도로켓 '비궁'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이 FCT 사업으로서 시험평가를 받고 있다.

'K방산'과 미국 방산업계의 접점도 넓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미국의 항공기 제조 전문업체이자 주요 방산 업체인 '보잉'과 함께 미래전(戰)에 대비한 '게임체인저'급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측은 연내 인공지능(AI)·무인체계·레이저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신기술을 활용한 미래 전장 핵심전력 중심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첨단무기시장 공략을 위한 K방산의 질적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아리온스멧(Arion-SMET). 2022.11.2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방위산업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지금이 바로 K방산이 미 방산기업의 '밸류체인'(가치 창출 사슬)'에 참여할 절호의 기회"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K방산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RDP-A와 FCT 등 제도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미정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미국산 무기를 수입할 때 절충교역을 '레버리지'로 삼아 미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확보하거나, 미 방산시장 진입에 필요한 요건들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미국 측이 요구하는 사이버보안 성숙도 인증(CMMC)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하거나 국내 방산기술보호 실태조사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업계에선 미국 수출 가능성이 가장 큰 국산 무기체계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의 T-50 고등훈련기가 거론되고 있다. 미 해군이 전술훈련기 교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T-50은 앞서 2018년 미국의 차세대 훈련기 사업(T-X)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평가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T-50 계열 항공기는 그동안 각국 수출을 통해 경쟁기종 대비 성능이 입증됐고, 미 해군 사양에 맞게 개조가 가능하단 장점도 있다.

'레드백' 장갑차를 만든 한화도 미국의 선택적 유인차량(OMFV) 사업에 출사표를 던져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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