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은 잊어라’ 달라진 켈닉, 드디어 잠재력 폭발?[슬로우볼]

안형준 2023. 4.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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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드디어 잠재력이 폭발하는 것일까. 켈닉이 완전히 다른 초반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스즈키 이치로의 데뷔시즌인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시애틀 매리너스는 올시즌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프시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AJ 폴락, 콜튼 웡, 토미 라 스텔라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정비했다.

시애틀은 4월 17일(한국시간)까지 시즌 8승 8패, 승률 5할을 기록했다. 기대에 찬 꿈과는 다르게 초반 굉장한 질주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를 달리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999년생 젊은 외야수 제러드 켈닉이 있다(이하 기록 4/17 기준).

켈닉은 올시즌 14경기에 출전했고 .362/.423/.723 4홈런 8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팀 내 홈런 1위, 타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홈런 공동 12위, OPS 4위의 기록이다. 주로 하위타선을 책임지고 있지만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1999년생 좌투좌타 외야수 켈닉은 최고의 기대주 중 한 명이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뉴욕 메츠에 지명된 켈닉은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그 해 겨울 시애틀로 트레이드됐다. 메츠는 2018년 12월 확실한 뒷문 보강을 위해 시애틀이 가진 최고의 불펜 카드인 에드윈 디아즈를 로빈슨 카노와 함께 영입했고 제이 브루스, 앤서니 스와잭, 거슨 바티스타, 저스틴 던과 함께 켈닉을 시애틀로 보냈다.

2019년부터 TOP 100 유망주에 이름을 올린 켈닉은 2021시즌을 앞두고는 전체 4순위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021년 5월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뤘다. 데뷔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데뷔 2번째 경기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기록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MLB.com에서 켈닉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할 정도로 '특급'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켈닉은 데뷔시즌 93경기에 출전해 홈런 14개를 때려냈지만 .181/.265/.35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2시즌에는 마이너리그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고 빅리그에서는 54경기에 나서 .141/.221/.313 7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켈닉이 데뷔 첫 2년 동안 기록한 성적은 147경기 .168/.251/.338 21홈런 60타점 11도루. 특급 유망주의 명성과는 전혀 걸맞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켈닉 만큼의 기대를 받던 또 다른 유망주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데뷔해 화려하게 신인왕을 수상했고 켈닉이 데뷔한 포지션인 중견수는 로드리게스의 자리가 됐다. 켈닉을 향한 시선은 점차 '실패한 유망주' 쪽으로 흐르는 듯했다.

켈닉은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19경기에 출전해 .353/.389/.706 4홈런 10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다시 존재감을 알렸고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시즌 초반 지난해 신인왕이었던 로드리게스(.239/.299/.423 2HR 9RBI 4SB)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팀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모든 세부 지표가 좋아졌다. 평균 타구속도는 지난해 시속 86마일에서 올해 시속 94.2마일로 올랐고 강타비율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60%까지 올랐다. 2021-2022시즌 2년 연속 30% 이상의 초구 스윙율을 기록한 켈닉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휘두르던 공격적인 타자였지만 올해는 초구 스윙율을 22.4%로 낮췄다. 지난해 3.86개였던 타석 당 투구수는 올해 4.02개로 늘어났다. 볼넷율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공을 보고 칠 수 있는 공을 골라냈다.

지난해 18도였던 타구 발사각도는 올해 11도로 낮아졌지만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15.5%에 달했던 내야 뜬공 비율은 올해 3.3%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 16.5%에 그쳤던 라인드라이브 타율 비율은 올해 26.7%로 훌쩍 뛰어올랐다. 배럴타구 비율도 지난해 13.6%에서 두 배에 가까운 23.3%로 급상승했다.

시프트 금지의 영향일 수도 있다. 리그 평균보다 잡아당기는 타구의 비율이 낮은 타자였지만 켈닉은 지난 2년 동안 약 3/4의 타석에서 시프트를 경험한 타자였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수비 시프트가 있는 상황에서 가중출루율이 0.250 전후였던 켈닉은 올시즌 가중출루율 0.478을 기록 중이다. 시프트 제한이 켈닉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제 겨우 14경기를 치른 만큼 표본이 매우 작다. 지금 만큼은 아니지만 켈닉은 데뷔 시즌에도 9-10월(29G .248/.331/.524 7HR 20RBI 3SB), 지난해에도 9월(8G .267/.333/.667 3HR 5RBI) 단기간에 준수한 성적을 올린 경험이 있다. 올시즌 초반도 그런 모습이 잠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아직 초반이고 타석수가 작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변화임은 분명하다. 비록 첫 2년은 실패에 가까웠지만 켈닉은 분명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타자다. 과연 시즌 초반의 달라진 모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초반의 질주가 '특급 유망주' 켈닉의 성장을 알리는 신호탄일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제러드 켈닉)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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