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하나금융그룹 지원+공격 축구=관중 폭발', 흥 터지는 대전하나
[스포티비뉴스=대전, 이성필 기자] "부담보다는 든든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축구특별시' 대전 하나시티즌의 돌풍이 거세다. K리그2(2부리그) 승격팀이라는 우려를 딛고 7라운드까지 승점 14점을 벌며 3위를 달리는 중이다.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1위 울산 현대(18점)전은 그야말로 명승부였다. 전반에만 3골이 터졌다. 서로 빠른 공수 전환에 공격 지향적인 자세가 '보는 맛'을 느끼게 해줬다. 1만6,359명의 관중은 흥을 타며 열광적인 응원 물결에 빠졌다.
대전이 2-1로 승리하면서 한밭벌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승리의 폭죽이 터지고 팬들은 경기장 밖에서 응원전에 나섰다. 얌전하다는 소리를 듣는 충청인들이지만, 팀이 재미를 주니 다시 오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대전 월평역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던 50대 무리 남성은 TV 뉴스에 대전 승리 소식이 나오자 "오늘 이겼다더니만", "3위래. 3위", "한화보다 잘하네. 가봐야겠네"라는 말들을 주고 받았다.
확실한 것은 대전이 선사하는 축구가 대전시민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반 9분 이진현(26)의 선제골은 왼발의 예리함이 빛났고 추가시간 이현식의 결승골은 빠른 패스 전개의 결실과도 같았다. 후반에 울산이 골대에 맞는 슈팅을 하고 쏟아지는 슈팅을 이창근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대전 팬들은 짜릿함을 느꼈다.
선제골을 넣었던 이진현은 팬들이 연출해 준 분위기에 감사함을 느꼈다. 경기 후 만난 이진현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원래 대전이 추구하는 축구다.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강하게 함으로써 팬들도 재밌어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축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준비하고 계속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맹렬한 공격을 퍼부어 승점을 가져오는 축구를 만들어 팬들에게 감동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경기 상대와 성격에 따라 내용 조절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흔들리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이진현의 생각이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에 내려서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 위기를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냥 나가서 겨루고 대전 골대와 멀어진 상태에서 수비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축구를 해야 선수들이 더 발전한다. 유럽을 봐도 다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한다. 거기서 풀어 나와야 관중들도 재밌어한다"라며 '전진 앞으로'라는 기본 틀을 앞세워 상대를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현은 2017년 오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에서 뛰며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경험도 있다. AC밀란전에서는 선발로 나선 기억도 있다. 유럽의 열기를 짧게라도 체험했고 또 올 시즌 시작 전 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 입단 테스트까지 볼 정도로, 큰 무대에서 뛰어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서로의 호흡이 잘 맞으면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분위기로 제압 가능하다는 것이 이진현의 생각이다. 그는 "(주)세종이 형을 비롯해 베테랑들이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상대가 압박해 오면 어떻게 재압박, 풀어갈 것인지 자주 말한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라며 "(어린) 배준호는 대단한 재능을 지녔다. 경기 운영 능력이나 골문 앞에서의 침착성 등을 기르면 대성할 것 같다"라며 신구 조화와 호흡이 전력 차나 경기력 열세를 만회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은 '시민구단' 대전시티즌 시절인 2003년 K리그 평균 관중 1위, 홈 승률 1위, 주중 최다 관중 기록 등 내용과 결과 좋으면 알아서 관중이 오는 도시라는 과거 사례가 있다. 유료 관중 집계가 아닌 시절이긴 했어도 의미가 없는 수치는 아니었다. 올해 평균 관중은 1만4,850명이다. FC서울, 울산 현대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그는 "선수들도 경기마다 관중이 많이 오는 것에 대해 놀랍게 생각한다. 저희가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재밌는 축구를 하면 관중이 많이 온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또, 많은 팬이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라며 선순환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11개 구단을 다 만나고 난 뒤가 중요하다는 이진현이다. 그는 "상대팀들이 아직 대전에 대한 분석을 다 못했다고 본다. 전부 만나고 난 뒤 상대들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일관성 있는 경기력이 나와야 함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승격팀이라 생존이 필수다. 33경기를 치러 파이널A(1~6위)에 진입하면 최고 성과다. 이민성 감독이 "매일이 생존이다"라고 할 정도로 아직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든든한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의 존재는 감사하다. 지출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확실하게 해주니 그렇다. 이진현도 하나금융그룹의 지원 혜택을 받은 인물이다. 바르샤바 입단에 실패하자 바로 구단이 붙잡았다.
그는 "(모기업의 존재에) 부담보다는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 경기 결과가 좋든 안 좋든 옆에서 한결같이 지원을 많이 해 준다"라며 "울산, 전북 현대처럼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팀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머지않아 5년 안에 그 구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며 확실한 지원 존재가 있기에 걱정하지 않고 축구하고 있다며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대전은 오는 30일 제주 유나이티드, 5월 10일 수원FC 등과 홈 경기가 있다. 관중 동원력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상대 팀이라는 평가지만, 홈 팬들의 성원이 유지되고 성적만 좋다면 평균 관중 상위권 수호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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