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김포↔서울 출퇴근길, '수륙양용버스'로 뚫릴까[미래on]
시속 20㎞ 이상 가능…올림픽대로 러시아워보다 빨라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충청남도 부여에는 육지와 물속을 오가는 '수륙양용버스'가 달리고 있다. 부여 백제문화단지에서 출발해 백마강 물 위를 달려 낙화암 일대를 경유한 뒤 돌아오는 30~40분 코스로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부여에 이어 부산과 통영에서도 수륙양용버스 운행을 준비 중이다.
김포와 서울시는 한발 더 나아가 한강에 오가는 출퇴근 시간대 수송용 '수륙양용버스' 검토에 들어갔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김병수 김포시장이 제안한 '수륙양용버스'를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달 중 도입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출퇴근길 김포와 서울에 오가는 시민들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도로도 꽉 막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이 2량짜리 열차에 맞춰 설계되다 보니 열차 증량이 불가능한 데다,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은 김포시와 인천시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견이 좁혀진다고 하더라도 5호선 연장이 현실화하기까지는 5~10년이 걸려 당장 '지옥철' 오명을 벗기에 역부족이다.
9호선 연장도 9호선은 8량 열차이고, 김포골드라인은 2량짜리로 레일 크기가 달라 연결하기 쉽지 않다.
이에 김포에서 출발해 한강공원 선착장까지는 한강을 이용하고, 한강공원부터 인근 지하철역까지는 도로를 이용해 환승 없이 직결로 운행할 수 있는 대체 교통수단 중 하나로 활용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김포골드라인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데다 지하철 노선 연장은 물리적인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만큼 수륙양용버스뿐만 아니라 버스전용차선, 커팅맨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한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수륙양용버스는 김포에서 출발해 마곡까지 한강을 이용하는 노선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날 중 김포시와 서울시 실무진, 수륙양용버스 사업자가 만나 세부 실행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육지로 올라와 최대한 지하철역 인근까지 도달할 수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 현장 조사 중"이라며 "수요 분석 등을 거쳐 운행 노선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여 백마강을 달리는 수륙양용버스는 관광용으로 시속 10㎞이지만, 현재 개발된 차량 기준으로 물 위에서도 시속 20㎞ 이상 가능할 전망이다. 출퇴근길 강서구 개화동 인근 올림픽대로 차량 속도가 10㎞/h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경쟁력은 있다는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수륙양용버스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수륙양용버스'가 다시 거론되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김포공항 수직이착륙기 도입'을 연상시키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한덕수 국무총리도 "실효성있는 대책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도 2017년 홍대입구~여의도 구간에 관광용 수륙양용버스 운행을 추진하다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선박 허가와 버스 허가를 동시에 받아야 하는 등 중복 규제와 기술, 비용 등이 문제였다.
수륙양용버스 한 대당 가격이 약 20억원으로 일반 시내버스보다 20배나 비싸다 보니 요금 문제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부여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수륙양용버스 탑승권은 성인 2만9000원, 어린이 2만3000원으로 3만원에 육박한다. 출퇴근길 수륙양용버스를 도입할 경우 이용요금은 1만원 미만으로 최대한 낮춰야 하는 것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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