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텍, MLCC 슈퍼사이클 진입…발주급증에 서둘러 설비증설
기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기 직전에는 여러 현상이 나타난다. 평소의 곱절이 넘는 수주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고 설비증설을 위한 투자와 자금조달도 이어진다. 여기에 연구개발(R&D) 투자확대와 신규인력 채용이 더해지며 납품업체를 비롯한 전방산업 규모가 크게 확대된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을 가려내는게 쉽지는 않다.
본격적인 사이클이 시작되려면 6개월에서 1년 가량 시간이 필요하고, 신규투자와 연구개발, 인력투입에 들어가는 비용 탓에 수익성이 둔화되곤 한다. 슈퍼사이클 진입 직전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치는 게 이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기업 가운데 하나가 아바텍이다.
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일정량씩 내보내는 '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며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도 막아준다. 전류를 활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며 0.3mm 수준의 얇은 두께 내부에 최대한 얇고 많은 층을 쌓아야 많은 전기를 축적할 수 있어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주요 사용처인 IT 제품의 경박단소 트렌드에 맞춰 기술이 발전했으며 제품의 크기가 작을수록, 용량이 클수록 고부가 제품이다. MLCC의 용량은 유전체의 재료와 두께, 적층 수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장용 MLCC는 기존 IT용 MLCC 대비 사이즈가 큰 대신 고온, 고압, 고신뢰성 특징이 요구된다.
아바텍은 수년전 MLCC 개발 및 생산기술을 자체개발하고 국내외 주요 기업들에 MLCC를 하나 둘 납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MLCC 납품물량이 크게 늘어났는데 수주에 비해 생산캐퍼가 작아 고심해왔다. 테스트 수주로 제품을 써본 고객사들이 품질을 확신하고 본격적인 발주에 나섰는데, 수주하더라도 고민이 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바텍은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업단지내 총 5만4328㎡(1만6434평)에 MLCC 생산라인 3개를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총 투자금액은 900억원 가량이고 2023년 4월~11월, 2023년 4월~2024년 10월 등 2단계에 거쳐 투자가 마무리된다.
증설을 마무리하면 MLCC 라인은 총 4개가 되는데 현재 운영하고 있는 1라인은 약 400억원을 투자해 만든 것이다. 월 평균 8000만개의 MLCC가 생산된다. 2개 라인은 올해 11월 투자가 마무리되는데 730억원이 투입되고 기존의 5배인 월 4억개 MLCC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라인 이설과 4번째라인은 2024년 10월 완공되는데 170억원이 들고 월 6억개의 MLCC를 생산한다. 기존 건물 및 생산 라인에 일부 설비를 증설하는 것이라 투자 비용은 적다.
아바텍이 4개 라인을 확충하는데 투입하는 비용은 제품개발 비용 300억원을 제외하고도 공장 부지와 설비 누적 투자 비용이 약 1400억원이 투입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가 완료되는 시점에 전장품 수요 증가에 맞춰 기존부지(16000평 부지중 3000평 투자)에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진행된다"며 "이번 투자의 자금 조달은 유상증자 없이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MLCC는 투자 회수 기간이 짧기에 2~3년 주기 단위로 동일한 규모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투자 후 양산이 되는 시점에 생산 캐퍼는 제품 사이즈에 따라 월 6억(대형 사이즈)~180억개(소형 사이즈)의 MLCC가 양산된다. 매출 규모는 기존 LCD식각 사업을 제외하고 MLCC에서만 연 2500억원의 매출액이 더해진다. 이익률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투자로 인해 생산 라인의 LOB(단위 공정별 생산 캐퍼 발란스)가 향상되고 직간접 인건비, 고장비용 등이 개선되기 때문에 제조원가를 혁신적으로 개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바텍은 현재 공급기업에 1개 기종으로 1라인 생산품을 전량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공급수량이 2배 이상 필요하고, 기종확대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장용 및 산업용 제품의 신규 고객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실적의 가시성도 높다는 평가다.
최근 메리츠증권에서는 아바텍 매수 보고서가 나왔는데 적정주가를 2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MLCC의 경우 기존 예상보다 매출액(2024년) 추정치를 46% 상향했다"며 "전장용 MLCC 공급확대는 2025년으로 예상하는데 그 이후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디스플레이 식각-코팅 사업부도 2024년 북미 고객사 태블릿용 하이브리드 OLED가 본격 양산되면서 재성장이 가능하다"며 "두 사업부 모두 구조적 성장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R&D 비용으로 인한 실적부진 보다는 중장기적 성장 방향성에 초점을 맞출 시기"라고 짚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블랙핑크 제니, '19금 안무' 어떻길래…YG엔터에도 비판 폭주 - 머니투데이
- "엉덩이 외롭지 않게 해줘" 이효리, 미방분 속 화사와 트월킹 - 머니투데이
- 불륜 의심했는데…동호회 나가던 남편, 대출까지 받아 돈 쓴 곳 - 머니투데이
- 유퉁, 당뇨로 다리 괴사→마비까지…"애엄마는 바람 피워 이혼" - 머니투데이
- 배우 윤주, 간 이식 후 또 수술 앞둔 근황 공개…"고생 많다" 누리꾼 응원 - 머니투데이
- "여 BJ 녹음은 사적대화, 난 당당"…8억 뜯긴 김준수, 마약에 선긋기 - 머니투데이
- '故송재림과 열애설' 김소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추모글 보니 - 머니투데이
- 전성기 때 사라진 여가수…"강남 업소 사장과 결혼, 도박으로 재산 날려" - 머니투데이
- [더차트]"중국·일본인이 영어 훨씬 못 해"…한국 영어 능력 세계 50위 - 머니투데이
- 김병만도 몰랐던 사망보험 20여개…'수익자'는 전처와 입양 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