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안, 언제 발표하나…先자구책‧後인상 로드맵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2023. 4. 1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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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인상안 발표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17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요금 인상을 언제 발표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적어도 한전이나 가스공사 등이 먼저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고 나서 그 후에 요금 인상안이 나와야 한다. 정해진 날짜는 없지만 자구책이 빨리 마련되면 당연히 인상안 발표도 빨리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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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 지연…늘어나는 적자
가격 결정권 쥔 당‧정, '한전‧가스公 자구책' 우선순위
고물가 등 민심 이반 우려…장기 관점 '에너지 대책' 필요 지적
서울 한 다세대주택에 전기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인상안 발표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는 여당이 요금 인상에 따른 민심 이반을 우려해 선(先)자구책‧후(後)요금인상 발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정부와 국민의힘은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올리기로 결정하고, 인상 폭과 발표 시기를 막판 조율 중이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17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요금 인상을 언제 발표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적어도 한전이나 가스공사 등이 먼저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고 나서 그 후에 요금 인상안이 나와야 한다. 정해진 날짜는 없지만 자구책이 빨리 마련되면 당연히 인상안 발표도 빨리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주 내 요금 인상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한전‧가스공사의 자구책 마련 후 요금 인상'이라는 선후 관계가 명확해지면서 인상안 발표 날짜는 사실상 미정인 셈이다. 당초 2분기(4~6월)에 적용될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은 지난달 31일 당‧정협의에 이어 지난 6일 열린 민‧당‧정 간담회에서도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이번 달에는 2분기 요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다. 일단 오는 20일 국민의힘과 기획재정부, 산업계 등이 참석하는 민‧당‧정 간담회에서 재차 인상 폭과 발표 시기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정이 한전과 가스공사 측에 주문하는 자구책은 기본적으로 임직원들의 성과급 반납과 자산매각 등을 골자로 한다. 산업부는 지난 11일 약 28조원 규모의 한전·가스공사의 자구계획의 실효성 점검 차원에서 비상경영체계 정비와 인건비 등 비용절감, 불필요한 자산매각 및 출자조정 등을 언급했다.

황진환 기자


한전과 가스공사는 올해 임직원들의 급여 인상분 및 성과급 반납 등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약 3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적자가 에너지 공기업들의 자구책만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한전은 지난해 32조 6천억원 가량 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 적자만 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스공사 역시 올해 1분기말 기준 미수금이 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전의 경우엔 도매시장에서 전력을 구매할 비용 마련을 위해 발행한 채권(한전채)이 올해 들어서만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속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우량주로 꼽히는 한전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채권시장의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연동해 소비자 요금을 대폭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럼에도 당‧정이 머뭇거리는 것에 대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적어도 에너지 정책에 있어선 여의도의 입김이 작용하면 안 된다"며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이런 해법이 통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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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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