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트로피에서 엿본 희망…올림픽 단체전도 꿈꾼다

김희준 기자 2023. 4.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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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처음 출전한 팀 트로피에서 은메달 차지
올림픽 단체전 출전은 평창 유일…당시 10개국 중 9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1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시형, 조혜진, 김예림, 차준환, 이해인, 임해나, 예콴. 2023.04.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처음 출전한 국가 대항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작은 희망을 엿봤다.

바로 동계올림픽에서 치러지는 팀 이벤트(단체전) 출전 희망이다.

팀 트로피는 한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낸 6개국이 출전하는 피겨 국가대항전이다. 2009년 창설돼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한국이 팀 트로피 출전권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연아의 등장 이후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남녀 싱글에서 발전을 이루며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지만, 2명의 선수가 짝을 이루는 아이스댄스, 페어에서는 팀을 꾸리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은 탓에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스댄스에서 임해나-취안예 조가 등장해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성과를 내면서 출전권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구성된 조혜진-스티븐 애드콕 조로 구색을 맞출 수 있게 되면서 한국은 이번 대회에 나섰다.

팀 트로피는 남녀 싱글·페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리듬댄스와 프리댄스 각 순위에 랭킹 포인트를 부여한 뒤 이를 합산해 국가별 최종 순위를 가린다.

올해 팀 트로피에서는 4개 종목에서 고루 강세를 보이는 '피겨 강국' 미국과 일본이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한국은 미국을 넘지는 못했지만, 일본을 제치고 은메달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랭킹 포인트 120점으로 금메달을 품에 안았고, 한국은 95점으로 뒤를 이었다. 94점을 얻은 일본은 한국에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국제대회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치른 아이스댄스의 임해나-취안예 조,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한 조혜진-애드콕 조는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동계올림픽 단체전 재출전에 대한 기대를 품어볼 수 있는 결과였다.

한국이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에 출전한 것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유일했다.

동계올림픽 팀 이벤트에는 10개국이 출전하며 남녀 싱글·페어 쇼트프로그램과 아이스댄스 리듬댄스 종합 성적 상위 5개국 내에 들면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한국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10개국 가운데 9위에 머물러 남녀 싱글·패어 프리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를 치르지 못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에는 아예 팀 이벤트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에 출전한 선수 중 유일하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체전을 경험해 본 차준환은 "아이스댄스는 시니어, 페어는 국제대회 데뷔전이었다. 피겨스케이팅은 경기를 많이 뛰면 뛸수록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느는 종목"이라며 "아이스댄스와 페어 모두 데뷔전인데도 이런 결과를 냈다. 앞으로의 미래가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남녀 싱글에서 차준환, 이해인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가운데 한국 피겨가 3년 뒤 벌어지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팀 이벤트에 나설 수 있으려면 아이스댄스, 페어 종목 육성이 가장 큰 과제다.

이번 대회에 나선 임해나-취안예 조, 조혜진-애드콕 조가 계속해서 호흡을 유지하면서 성장세를 보인다면 출전뿐 아니라 상위권 진입도 꿈꿔볼 수 있다.

선결 과제가 있다. 취안예, 애드콕의 한국 국적 취득이다.

ISU 주관 대회에서 아이스댄스, 페어의 경우 둘 중 한 명만 한국 국적이면 한국 대표로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는 둘 모두 한국 국적자여야 한다.

임해나는 캐나다, 한국 이중국적자다. 취안예는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조혜진도 캐나다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애드콕은 역시 국적이 캐나다다.

취안예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한국 국적으로 취득할 뜻을 품고 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자신을 '코리안 스케이터'라고 소개한 취안예는 "이번에 한국 대표로 팀 트로피에 나서게 돼 SNS에 그렇게 소개했다. 현재 귀화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혜진도 올림픽 출전을 꿈꾸고 있다. 조혜진은 "올림픽 출전이 첫 번쨰 목표"라며 "애드콕의 귀화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모른다. 차차 이야기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팀을 유지하면서 한국 국적 취득에도 성공하면 한국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두 번째 팀 이벤트 출전을 노려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연맹의 도움도 동반돼야 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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