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이삿짐꾼’ 스웨덴 7부리거 출신 루빅손의 대반전
2023 K리그1 초반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스웨덴 출신의 구스타브 루빅손(30·울산)이다.
측면 날개 루빅손의 골 사냥 솜씨는 벌써부터 K리그1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그는 개막한지 7경기 만에 5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단순히 골만 많은 게 아니라 13개의 슈팅 가운데 10개를 골문에 때릴 정도로 정확도가 남다르다.
루빅손이 지금 같은 페이스(경기당 평균 0.71골)를 유지한다면 득점왕은 떼놓은 당상이다. 루빅손의 승승장구는 과거 울산에서 초라한 뒷 모습을 남긴 채 떠났던 다니엘 수보티치(2017년·1골)와 도요타 요헤이(2018년·2골), 비욘 존슨(2020년·5골), 루카스 힌터제어(2021년·6골) 등과 비교된다.
루빅손은 17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수비 전술에 공을 들이는 스웨덴보다 공·수 전환이 빠른 K리그 스타일이 나에게는 잘 맞는다. 높은 지역부터 압박을 시도하거나 빨랐다가 느려지는 흐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빅손이 더욱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드라마 같은 축구인생의 사연도 맞물렸다. 루빅손은 17살이었던 2011년 아마추어인 스웨덴 묄르뉘케(7부)에서 축구 선수로 첫 출발을 알렸다. 축구로 돈을 벌 수 없으니 낮에는 일자리를 찾느라 바빴다. 안경을 만드는 공장에서 1년 반을 일한 것을 시작으로 신문 보급소와 이삿짐 센터, 기념품 가게, 스포츠 용품점까지 축구와 병행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루빅손이 사실 울산 입단 사진을 찍은 이케아에도 입사 지원을 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루빅손은 직업이 바뀔 때마다 계단처럼 성장해 2018년에는 외리뤼테(2부)에서 꿈에 그리던 전업 선수의 꿈까지 이뤘다. 2020년 함마르뷔(1부)를 거쳐 울산에 입단한 루빅손은 이제 스웨덴 국가대표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로 거듭났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루빅손을 ‘스웨덴판 제이미 바디’(36·레스터 시티)라 부른다. 바디는 잉글랜드 8부리그에서 시작해 202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동화 같은 스토리로 유명하다.
루빅손은 이 같은 비교에 “성공을 꿈꾼 것보다 그저 축구가 좋아서 노력하다보니 이 자리까지 온 것일 뿐”이라며 “과거의 내 직업들과 축구 선수로 노력이 쌓인 것에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빅손은 자신을 둘러싼 관심을 즐기는 것보다 울산의 우승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루빅손이 시즌 5호골을 터뜨렸던 지난 16일 대전 하나시티즌 원정에서 1-2로 첫 패배를 경험하면서 그 각오가 더욱 굳건해졌다. 그는 2021년 함마르뷔에서 스웨덴축구협회(FA)컵 정상에 올라 프로 첫 우승을 경험했지만, 아직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루빅손은 “울산에 입단하면서 내 목표는 단 하나 팀의 우승이었다”면서 “언제나 울산의 승리를 돕고 싶고,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루빅손은 올해 울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스웨덴 국가대표로 첫 A매치의 기회도 얻을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는 2022년 스웨덴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실제 합류는 하지 못했다. 2024년에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독일에서 열리는 터라 그 갈망이 남다르다. 루빅손은 “아직 대표팀을 생각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울산에서 집중해 우승컵부터 들어 올리겠다. 내 개인의 영광은 다음 일”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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