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게임노트] 비 쫄딱 맞고 처량했던 오타니… 승리 눈앞인데, 하늘이 그만 던지라 했다

김태우 기자 2023. 4. 18.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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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LA 에인절스와 경기는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LA 에인절스의 구단 역사에서도 경기가 정오 이전에 시작된 건 이번이 단 세 번째에 불과했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29)도 경기가 오전에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준비했을 것이다.

경기는 오후 3시 35분에 다시 시작됐으나 오타니의 어깨는 이미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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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천 지연 탓에 2이닝 소화에 그치며 시즌 3승 도전서 아쉬움을 남긴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8일(한국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LA 에인절스와 경기는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에 야구를 시작하려 했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떠나, 거의 보기 드문 일이었다.

LA 에인절스의 구단 역사에서도 경기가 정오 이전에 시작된 건 이번이 단 세 번째에 불과했다. 경기 후 이동을 하기는 해야 하지만 더블헤더는 아니었다. 이유는 있었다. 이날 개최된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 영향으로 경기 시간이 앞당겨졌다.

여기까지는 이미 예정된 일정이라 알고 있었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29)도 경기가 오전에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준비했을 것이다. 전날 야간 경기를 하기는 했지만 다음 날 선발 등판에 문제는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경기 일정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날씨가 경기장의 모든 선수들과 팬들을 괴롭혔다.

이날 보스턴 지역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오후에도 비 예보가 있었다. 일단 경기를 한 시간 늦춰 오후 12시 5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 오타니는 1회 볼넷과 폭투가 빌미가 돼 1점을 내줬다. 다만 오타니만 문제가 아니었다. 보스턴 선발 베요는 제구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 에인절스는 1회 4점, 2회 1점을 얻어 경기를 주도했다. 오타니도 안타 두 개를 보탰다.

그런데 2회 보스턴의 공격을 앞두고 다시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운드에서 투구를 준비하던 오타니는 비를 쫄딱 맞았다. 유니폼이 세탁물처럼 젖어 있다는 게 육안으로 드러날 정도였다. 그렇다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마운드와 내야 그라운드에 흙을 다시 뿌리고 정비하는 약 20분의 시간 동안 마운드에 서 있어야 했다. 다른 야수들에 비해, 유독 마운드에 홀로 서 있는 오타니의 모습은 처량해 보였다.

2회를 잘 막기는 했지만 에인절스가 5-1로 앞선 3회 공격 도중 다시 경기는 중단됐다. 누가 봐도 경기를 할 수 없는 강수량이었다. 이 지연은 1시간 이상 이어졌다. 경기는 오후 3시 35분에 다시 시작됐으나 오타니의 어깨는 이미 식었다. 스코어와 오타니의 컨디션,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놓고 보면 시즌 3승이 유력한 경기였지만, 더 던지기는 어려웠다. 승리조건까지 3이닝을 더 던져야 하는데 부상 위험이 너무 컸다. 더 던지게 놔둘 지도자도 없었다. 양쪽 선발 모두 이 지연 이후 교체됐다.

오타니는 2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0.47에서 0.86으로 조금 올랐다. 관심을 모았던 일본 출신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와 승부는 비 때문에 한 번밖에 없었다. 1회 98마일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오타니는 타자로는 남아 계속 경기를 했고, 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0.298로 소폭 끌어올렸다. 6회에는 도루를 시도했으나 상대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아웃됐다. 이번 시리즈 내내 어설픈 플레이로 패배를 자초한 에인절스는 9회까지 상대 추격에 쫓겼으나 결국 1점 리드를 지키고 5-4로 이겨 연패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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