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명가 전북, 준우승팀서 9위로
조규성·백승호 있지만 7경기 4패
세대교체 내걸고 베테랑 떠나보내
팬들 항의에도 구단은 묵묵부답
프로축구 전북 현대 홈구장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주성’이라 불린다. K리그 전체 구단 중 역대 홈 승률 1위(74.7%)를 자랑하는 구장. 전북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부터 13년 동안 9번이나 K리그 정상에 섰다. ‘전주성’에서 우렁차게 울리는 전북 응원곡 ‘오오렐레’는 상대팀엔 스트레스다.
그러나 올 시즌 전주성은 더 이상 두려운 장소가 아니다. 전북은 이번 시즌 동네북이다. 7경기에서 4패를 당하며 리그 9위(승점7). 홈 승률은 50%(2승1무1패)다. 응원 소리도 잠잠해졌다. 2022시즌 기준 K리그 팀 연봉 1위 구단(약 197억1399만원)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 몰락의 배경으로 전술 부재가 꼽힌다. 김상식 전북 감독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김 감독이 2년 차이던 지난 시즌부터 전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시즌 초반 강등권인 11위까지 떨어졌다 반등하면서 준우승까진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었다. 전북이 시즌 중 8위 아래로 떨어진 건 2013시즌 이후 지난해가 처음, 올해가 두 번째다.
스타들이 즐비한데 뚜렷한 색이 없는 게 문제다. 카타르 월드컵 스타 조규성(25), 리그 최정상급 측면 공격수 송민규(24)를 내세우는 공격 축구에 백승호(26), 홍정호(34), 김진수(31)를 중심으로 한 수비 축구도 가능한 팀이 애매한 전술로 일관하다 패배하는 경기가 많다는 분석이다. 한 해설위원은 “어떤 축구를 해도 통할 만한 선수들을 데리고 ‘무전술’에 가까운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은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분명하다. 그래도 믿음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고 했다.
전북 응원단은 지난 1일 포항전부터 공식 응원을 중단했다. 응원단은 김 감독 전술을 문제 삼으며 2021년 부임한 이후 허병길 전북 대표와 대화를 줄곧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달부터 응원단은 팔짱을 끼고 경기를 지켜본다. 지난 10일 수원 삼성과 홈경기엔 구단이 과거 녹음해뒀던 응원 소리를 스피커로 따로 틀어야 했을 정도로 조용했다. 경기에서 지면 응원단이 선수와 감독이 탄 버스를 가로막고 대치하는 일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허 대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과거에는 전북이 팬들에게 찾아가는 구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북 현대 7경기 평균 관중 수는 약 1만2294명. 코로나 영향이 없던 2019시즌 첫 7경기 평균(1만4217명) 대비 2000명가량 줄었다. 분위기가 뒤숭숭하니 전북 선수들도 움츠러들었다. 지난 10일 수원 삼성을 2대0으로 꺾고도 전처럼 응원단석에 가서 따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 팬과 팀이 서로 서먹서먹한 풍경이다.
지난해부터 세대 교체를 명분으로 베테랑들을 떠나보낸 것도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2013년부터 뛰던 이승기(35·부산 아이파크), 2017년 전입자 이용(37·수원FC)을 차례로 내보냈다. 2006년부터 전북에서만 뛴 ‘원클럽 맨’ 최철순(36)은 올 시즌 K리그 4부 리그인 전북 B팀으로 좌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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