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수학 못하면 수입 적어”… 의무교육 논쟁 불지펴
윤다빈 기자 2023. 4. 18. 03:03
MBA 출신 수낵 총리 “수학은 필수, 못하면 年 수백억달러 경제 손실”
의무 교육 연령 16세→18세 추진
英 대입시험에도 수학 포함 안돼
성인 800만명 수학 수준 ‘9세이하’
의무 교육 연령 16세→18세 추진
英 대입시험에도 수학 포함 안돼
성인 800만명 수학 수준 ‘9세이하’
“숫자는 독서만큼이나 필수적이다. 당신이 수학을 못한다고 농담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돼선 안 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수학 의무교육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8세로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낵 총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수학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물러서지 않고 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교원 부족 등을 이유로 야당과 교사단체가 반발하는 가운데 영국이 ‘수학 교육 논쟁’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 수낵 “수학 능력 없으면 수입 적어”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17일 런던 북부에서 학생,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수학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부족한 수학 능력으로 경제에 연간 수백억 달러의 손실이 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반(反)수학적 사고방식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7세 이상 학생들이 수학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수학 능력이 없으면 수입이 적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앞서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기존 16세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 의무교육을 18세까지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통계가 모든 일을 뒷받침하는 세상에서 미래 직업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분석 기술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을 무방비로 세상에 내보내면 아이들은 좌절하고 만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수학자, 교육 전문가 및 기업 대표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수학 의무교육 연령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7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BBC 등에 따르면 정부 내에서도 준비 부족 등을 고려해 내년 말로 예정된 총선 전에 실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수낵 총리의 연설로 인해 ‘수학 교육 연령 확대’에 대한 논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英 800만 명 ‘9세 아동 이하’ 수학 능력
BBC에 따르면 영국은 15세 학생들이 치른 시험을 기준으로 2019년 수학 성취도가 세계 18위 수준이다. 그 연령 이후로는 더 급격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수낵 총리가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약 800만 명의 영국 성인이 9세 아동의 기대 수준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학 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약 60%가 16세에도 기초수학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고등학교 격인 영국 식스폼(6th form)에서는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에이레벨(A-Level) 시험 준비를 위해 3, 4과목만 선택해 공부한다. 수학이 필수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이때부터 수학을 배우지 않는 학생이 많다. 식스폼을 거치지 않은 채 16세까지만 교육을 받고 사회로 일찍 진출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17세 이상 영국 학생들의 절반가량이 수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는다.
반면 수낵 총리는 오랜 기간 수학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와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했다. 부인 역시 스탠퍼드대 MBA 출신으로 인도 정보기술(IT)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이다. 수낵 총리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이유”라고 강한 신념을 밝히고 있다.
다만 그의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수학은 영어나 과학에 비해 교사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영국국립교육연구재단이 영국의 중고교를 대상으로 2021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수학 교사 부족으로 인해 비전공 교사가 수학 수업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교가 45%에 이르렀다. 야당인 노동당이 “더 많은 교사가 없다면 18세 미만을 위한 수학 정책은 빈 공약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한 이유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수학 의무교육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8세로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낵 총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수학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물러서지 않고 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교원 부족 등을 이유로 야당과 교사단체가 반발하는 가운데 영국이 ‘수학 교육 논쟁’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 수낵 “수학 능력 없으면 수입 적어”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17일 런던 북부에서 학생,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수학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부족한 수학 능력으로 경제에 연간 수백억 달러의 손실이 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반(反)수학적 사고방식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7세 이상 학생들이 수학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수학 능력이 없으면 수입이 적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앞서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기존 16세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수학 의무교육을 18세까지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통계가 모든 일을 뒷받침하는 세상에서 미래 직업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분석 기술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을 무방비로 세상에 내보내면 아이들은 좌절하고 만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수학자, 교육 전문가 및 기업 대표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수학 의무교육 연령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7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BBC 등에 따르면 정부 내에서도 준비 부족 등을 고려해 내년 말로 예정된 총선 전에 실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수낵 총리의 연설로 인해 ‘수학 교육 연령 확대’에 대한 논쟁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英 800만 명 ‘9세 아동 이하’ 수학 능력
BBC에 따르면 영국은 15세 학생들이 치른 시험을 기준으로 2019년 수학 성취도가 세계 18위 수준이다. 그 연령 이후로는 더 급격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
수낵 총리가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약 800만 명의 영국 성인이 9세 아동의 기대 수준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학 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약 60%가 16세에도 기초수학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고등학교 격인 영국 식스폼(6th form)에서는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에이레벨(A-Level) 시험 준비를 위해 3, 4과목만 선택해 공부한다. 수학이 필수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이때부터 수학을 배우지 않는 학생이 많다. 식스폼을 거치지 않은 채 16세까지만 교육을 받고 사회로 일찍 진출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17세 이상 영국 학생들의 절반가량이 수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는다.
반면 수낵 총리는 오랜 기간 수학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와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했다. 부인 역시 스탠퍼드대 MBA 출신으로 인도 정보기술(IT)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이다. 수낵 총리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이유”라고 강한 신념을 밝히고 있다.
다만 그의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수학은 영어나 과학에 비해 교사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영국국립교육연구재단이 영국의 중고교를 대상으로 2021년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수학 교사 부족으로 인해 비전공 교사가 수학 수업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교가 45%에 이르렀다. 야당인 노동당이 “더 많은 교사가 없다면 18세 미만을 위한 수학 정책은 빈 공약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한 이유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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