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김지수 “민재형 스피드에 라모스 판단력 갖고 싶어”

성남=김배중 기자 2023. 4.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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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하다 마는 선수가 되진 않을 거다." 최근 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프로축구 성남의 수비수 김지수(19)는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이같이 다짐했다.

성남 관계자는 "합리적인 제안이 온다면 팀에서도 김지수의 해외 진출을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U-20 아시안컵 참가 준비 때문에 비시즌 기간 이기형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소속 팀 훈련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해 6라운드 경기였던 8일 전남전에 첫 선발 출전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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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던 작년 K리그 최연소 데뷔… ‘K리그 올스타’로 토트넘과 경기
지난달 U-20 아시안컵서 맹활약… 큰키에 빠른 스피드 ‘제2 김민재’
“해외 진출보다 일단 팀 승격 먼저”
프로축구 K리그2 성남의 중앙 수비수 김지수가 날아오는 축구공을 바라보며 포효하고 있다. 큰 키(192cm)에 스피드를 갖춘 데다 경험까지 차곡차곡 쌓고 있는 김지수는 앞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비 라인을 이끌 유망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반짝’하다 마는 선수가 되진 않을 거다.”

최근 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프로축구 성남의 수비수 김지수(19)는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이같이 다짐했다. 김민재(27·나폴리), 마츠 후멜스(35·도르트문트), 세르히오 라모스(37·파리 생제르맹) 등 ‘월드 클래스’ 수비수들의 경기 영상을 틈날 때마다 보며 배운다는 김지수는 “민재 형의 압도적인 스피드, 후멜스의 위치 선정, 라모스의 순간 판단력 등 좋은 수비수들의 장점을 한데 지닌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지수는 풍생고 3학년이던 지난해 5월 14일 수원을 상대로 프로축구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면서 K리그1 역사상 최연소(만 17세 4개월 20일) 출장 기록을 남겼다. 만 16세 이상인 유스팀 선수도 공식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도록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2018년부터 도입한 ‘준프로 계약’ 제도 덕분이었다. 성남 구단 역사상 준프로 계약을 맺은 건 김지수가 처음이었다. 김지수는 “프로 선수가 되고 어머니께 롤렉스 시계를 사드렸는데 어머니의 촉촉해진 눈가를 본 날 축구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이런 모습을 자주 보고 싶다”며 씩 웃었다.

지난해 총 19경기에 출전한 김지수는 ‘K리그 올스타’에 뽑혀 토트넘(잉글랜드) 선수들과 맞붙는 경험도 했다. K리그 올스타 지휘봉을 잡았던 김상식 감독(전북)은 “김지수를 보면 김민재가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수로 뛰었던 김 감독은 전북 코치 시절 김민재를 지도한 경험이 있다. 김지수(192cm)는 김민재(190cm)처럼 키가 큰 데다 빠른 발로 넓은 범위를 커버할 줄 안다는 평을 듣는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도 김지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김지수는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에 참가해 한국이 3위로 대회를 마치는 데 기여했다. 안방 팀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을 포함해 김지수가 주전으로 나선 3경기에서 한국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대회 한국 대표팀 가운데 최연소였던 김지수는 “지난해 프로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실수를 하면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단점들을 하나씩 지워갔다. 대표팀끼리 겨룬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빅리그’에서도 김지수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우리 구단은 김지수에게 관심이 있다’는 내용으로 성남에 공문을 보냈고, 이번 U-20 아시안컵 때는 복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에서 스카우트를 파견해 김지수를 관찰했다. 성남 관계자는 “합리적인 제안이 온다면 팀에서도 김지수의 해외 진출을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아직 해외 진출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 그는 “세계 최고 무대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이 이름을 불러주고 응원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면서 “다만 성남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만큼은 팀의 승격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남은 지난해 K리그1 최하위(12위)에 그치면서 K리그2로 강등됐다.

김지수는 U-20 아시안컵 참가 준비 때문에 비시즌 기간 이기형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소속 팀 훈련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해 6라운드 경기였던 8일 전남전에 첫 선발 출전 기록을 남겼다. 성남은 17일 현재 승점 11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성남이 다시 K리그1으로 올라가려면 최소 5위 이상으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

성남=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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