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忍耐의 승리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4. 18. 03:02
아마선발전 결승 1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한주영 / 黑 임지혁 흑>
白 한주영 / 黑 임지혁 흑>
<총보>(1~161)=LG배 아마추어 예선의 1인당 제한 시간은 30분이다. 장고를 하려고 해도 할 시간이 없어 자연스럽게 속기가 된다. 이 판에서 2분을 넘겨 착점한 횟수는 백이 5번, 흑은 3번뿐이었다. 총 소비 시간도 흑은 40분으로 백의 50분보다 적었다. 물론 소비 시간이 많았다고 반드시 장고파는 아니다. 시간 사용량은 형세의 흐름을 반영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백이 공격에 너무 집착하는 성향(52, 62)을 보였다는 지적. 또한 쓸데없는 손찌검(76, 94, 104)도 자주 등장했다. 과잉 의욕은 승리를 상대에게 헌납하는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 특히 104가 치명적 판단 착오로, 이 수가 놓이면서 바둑은 급격히 흑에게로 기울었다. 참고도처럼 유연하게 두었으면 아직 갈 길이 먼 바둑이었다.
반면 흑은 차분하고 두텁게 두어가다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채거나(105) 결정타(141, 143)를 꽂아넣었다. 판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솜씨가 돋보였다. 14세 소년의 패기가 26세 청년의 노련함 앞에 막혔다고 할까. 두 대국자가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159…76, 183수 끝 흑 불계승, 162수 이하 생략, 소비 시간 백 50분, 흑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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