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택·김헌근·극단자갈치…제대로 노는 ‘광대들’ 판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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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예술인은 익숙해도 '광대'라는 말은 어쩐지 낯선 시대다.
무대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고 구성지게 연희를 펼치면서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창작 판소리의 선구자 임진택, '호랑이 배우' 김헌근, 극단자갈치. 세대를 넘어 광대의 명맥을 잇는 이들이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극단자갈치의 전용극장인 신명천지 소극장(부산 금정구 부곡동)에서 특별기획공연 '광대열전-무소의 뿔처럼'을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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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자갈치와 특별기획 공연
- 6월까지 신명천지 소극장서
- ‘광대열전-무소의뿔처럼’ 무대
연예인, 예술인은 익숙해도 ‘광대’라는 말은 어쩐지 낯선 시대다. 그럼에도 기꺼이 광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대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고 구성지게 연희를 펼치면서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창작 판소리의 선구자 임진택, ‘호랑이 배우’ 김헌근, 극단자갈치…. 세대를 넘어 광대의 명맥을 잇는 이들이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극단자갈치의 전용극장인 신명천지 소극장(부산 금정구 부곡동)에서 특별기획공연 ‘광대열전-무소의 뿔처럼’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 초 새 단장을 마친 신명천지 소극장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란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첫 공연은 임진택(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의 창작 판소리 ‘소리내력’이다. 지난해 5월 타계한 김지하 시인이 1972년에 발표한 담시 ‘비어’를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으로 엄혹한 시대의 폭압과 민중의 비참한 삶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소리내력’ 주인공은 시골 출신으로 서울에 왔지만 아무리 몸부림쳐봐도 되는 일 하나 없는 청년 ‘안도(安道)’다. 그는 어느 날 지친 마음에 “에잇, 개 같은 세상”이라고 욕을 했다가 유언비어 죄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다. 그 후 감옥에서는 몸으로 벽을 찧는 듯한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한맺힌 안도의 울분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권력자들이 두려움에 떨게 됐다는 게 이야기의 주요 골자다.
극단자갈치 측은 “저명한 예인이자 소리꾼인 임진택 선생은 1993년 극단자갈치가 부산대 인근에서 지금 자리로 터를 옮겼을 때도 공연한 적 있다”며 “올해로 30년 만에 소극장에 초청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말했다.
다음 달 24일에는 20년간 전국을 순회하며 1인극 ‘호랑이 이야기’를 선보인 연극배우 김헌근이 무대에 오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다리오 포(이탈리아)의 대표작 ‘호랑이 이야기’를 각색한 것으로, 20세기 우리 민족의 역사를 서술하며 암울한 시대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다룬다.
작품에서 김헌근은 이야기꾼 김 씨, 바우할배, 손자, 어미 호랑이, 새끼호랑이, 동료 독립군, 마을사람, 약장사 등 홀로 10명 이상의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다. 쉴 새 없는 이야기와 몸짓, 시대의 정서와 공감대를 반영한 애드리브의 향연이 90분간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오는 6월 9일과 10일에는 극단자갈치가 관객을 만난다.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한 극단자갈치는 마당극 탈춤 풍물 등 전통 연행에 기반하는 창작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풍자와 비판, 해학을 담아내는 데도 능하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파우스트와 카바레뜨’는 세계적 고전인 괴테의 ‘파우스트’를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재구성한 것다. 원래 4개 작품으로, 그중 강미정 연출의 ‘파우스트 그 프롤로그’와 손재서 연출의 ‘생각의 탄생’ 두 작품을 하루에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극단자갈치 홍순연 대표는 “마당극 1세대 임진택 선생과 2세대 배우 김헌근에 이은 극단자갈치의 무대는 ‘후배 광대’들의 오마주로라고 볼 수 있다”며 “소극장이 리모델링을 마친 후 첫 공연이라 관객과 빨리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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