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다는 마약, 뿌리뽑을 대책 뭔가

2023. 4. 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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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일상에 파고 든 마약 수준이 심각함을 넘어 위기 단계다.

마약을 온라인 쇼핑하듯 쉽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마약은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되고 가상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한층 광범위하고 보편화하는 양상을 띤다.

항만으로 유입되는 화물은 전수조사가 불가능해 사전 첩보 없이는 마약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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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창 검색만으로 구입경로 안내, 유입 판매 투약 전과정 단속 강화를

국민 일상에 파고 든 마약 수준이 심각함을 넘어 위기 단계다. 누구든 인터넷 포털 검색만으로 구입 방법을 알 수 있을 정도다. 마약이 실제 거래되는 곳은 텔레그램이나 다크웹처럼 은밀한 공간이지만 거기에 이르는 경로는 사실상 노출되어 있다. 채팅방에선 마약 종류, 가격, 결제 방식, 전달 방법 등이 상세히 오간다. 본지 기자가 취재한 결과 검색부터 결제까지 채 10분이 안 걸렸다. 마약을 온라인 쇼핑하듯 쉽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마약 구입과 투약이 더 이상 연예인이나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정황 증거다.

마약은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되고 가상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한층 광범위하고 보편화하는 양상을 띤다. 판매 유통 전달을 점조직처럼 운용하기 때문에 투약자 신분 노출 우려도 적다.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가격도 싸져서 일반인 접근은 더욱 쉬워졌다. 유튜브 등에는 투약 인증 사진이나 경험담 공유 영상이 넘쳐난다. 마약에 취해 거리를 휘젓고 다니거나 어이없는 교통사고를 내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본다. 마약의 일상적 심각성은 최근 서울 대치동 학원가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벌어진 ‘마약 음료 사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나이트클럽 등 유흥가 실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올 1, 2월 검거된 마약 사범은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특히 20대 이하 사범이 해가 갈수록 폭증해 위기감은 더해간다.

국내 최대 항만과 함께 공항을 끼고 있는 부산은 마약의 유입 경로로 더 골치 아픈 문제를 안고 있다. 그나마 비행기는 보안이 강력하고 운반 중량이 제한되지만, 배는 회당 적재 가능 규모가 커 한번 터졌다 하면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전국 마약 단속량의 60~70%를 부산이 차지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1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의 필로폰에다 권총과 실탄까지 부산항으로 밀반입한 40대가 얼마전 붙잡히기도 했다. 그나마 이렇게 적발이라도 되면 다행이다. 항만으로 유입되는 화물은 전수조사가 불가능해 사전 첩보 없이는 마약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검경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항만이 꾸준히 마약 밀수 통로로 악용되는 이유이다. 배를 타고 나가 바다 위에서 저지르는 해상 마약 범죄는 또다른 뇌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몇달 전 국민과 대화에서 “마약 가격이 싸졌다는 건 마약상들의 운반 리스크가 낮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2016년부터 한국은 마약 사범이 인구 10만 명당 20명을 넘는 바람에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중독자들이 좀비처럼 걸어다니는 미국 필라델피아 캔싱턴 거리 상황이 남의 나라 일 같지 않다. 윤 대통령은 대치동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검경은 주요 유입 유통처 차단은 물론이고, 단순 투약자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해 호기심이 인생을 망친다는 경고음을 발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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