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가 꽝인 이런 곳도 스테이가 되네
제주의 유명 관광지 섭지코지에서 남쪽으로 8㎞ 정도 떨어져 있는 고급 스테이 ‘삼달오름’. 화산 분화구처럼 생긴 오름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대지면적 818㎡, 건축면적 197.36㎡로 지상 2층 규모다. 스테이는 경치가 좋은 곳에 짓는 경우가 많은데 삼달오름은 다르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주택가 한복판에 있다.
관광지에서도 제법 떨어져 있는데 삼달오름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소문이 났다. 비수기 기준 하루 숙박료가 50만원인데 오는 7월까지 주말 예약은 사실상 끝났을 정도다.
삼달오름은 왜 인기가 많은 걸까. 건축물이 가진 경쟁력 덕분이다. 삼달오름은 건물 구조가 도넛과 비슷한 원형이다. 투숙객이 건물에 들어오자마자 “참 독특하다”라는 인상을 받는다. 건물을 곡면으로 마감해야 해서 반듯하게 짓는 것보다 건축비가 더 들었지만 건축주가 이를 받아들였다.
삼달오름을 설계한 이성범 포머티브건축사무소 소장은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입지가 좋으면 더 유리하겠지만 그런 땅은 비싸다”며 “경관은 썩 좋지 않아도 건물 자체의 매력을 갖추면 얼마든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관광지의 경우 입지 좋은 땅과 그렇지 않은 땅 가격이 3~4배씩 차이난다. 이 때문에 토지 매입비를 줄이고 건물에 확실하게 투자해 고객 눈길을 끄는 전략이 효율적이다.
스테이가 있는 지역을 찾는 주요 고객층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이 매력적으로 여길만한 건물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삼달오름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그래서 수영장과 정원을 건물 안쪽 중앙에 배치하고 창문도 중앙 내벽 쪽으로 내 외부 시선을 차단했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소장은 “스테이를 이용하는 고객 나이와 소비 수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필요 조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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