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자 유치, 가장 김동연스러웠다
우리는 얼마 전, 김동연 경기지사의 정치적 발언을 논평한 바 있다. 몇 달 새 집중적으로 나왔던 ‘대통령·정부 비난 발언’이다. 이태원 사태, 국가수사본부장 사태, 대일 외교 등 고비마다 등장했다. 언론이 ‘대권 발언’으로 포장하기 딱 좋은 워딩이다. 이에 ‘취임 아홉 달, 지금은 일할 때’라고 제언했다. 민선 지사 7명의 행정과 대권병(病)을 예로 들기도 했다. 김 지사 측이 이런 지적에 귀를 기울였다고 보진 않는다. 정치적 발언이 줄어든 것 같지도 않다.
사실 정답도 없는 문제다. 나름의 판단과 측근의 조언이 있을 것이다. 주도면밀한 정치적 셈법도 했을 것이다. 그것까지 평할 일은 아니다. 대신 모처럼 보여진 ‘김동연스러움’을 논하려고 한다. 김 지사는 경제 현장을 뛸 때 역시 빛났다. 미국을 휩쓸다시피 하며 외자유치를 해냈다. 미시간·뉴욕·코네티컷·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 등 5개 주를 다녔다. 4개 해외 기업에서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유치 내용도 구체적이다. 실현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ESR켄달스퀘어㈜ 유치는 23억달러(약 3조원)짜리다. 고용효과 5천여명, 경제유발효과 2조5천억원, 연간 세수 130억원 이상이다.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프로덕츠사와도 5천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역시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Linde)사와도 3억8천만달러(약 5천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인 미국 인테그리스사는 종합연구소를 수원시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서 150명의 석·박사 고용이 기대된다.
유치 과정에서 보여진 김 지사의 두 가지 무기가 있다. 하나는 경제 전체를 보는 식견이다. 반도체 기업을 만날 때는 반도체 중심 경기도를 설파했다. ESR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를 유치할 때는 RE100 실천 등 기후 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공감을 얻어냈다. 또 하나는 경기도를 맞춤형 투자처로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약속과 신뢰다. 주요했던 게 원스톱 지원 서비스 구축이다. 그가 왜 미래성장산업국과 반도체산업과를 신설했는지 이제 설명된다.
틀림없이 이면에서 함께 뛴 조력자들도 있을 것이다. 대체로 경기도 공직자들일 이들의 역할도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그 당연함을 뒤로 하고 여기서는 김동연 지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논한다. 경제부총리 출신의 전문가적 견해와 국내외 경제를 조망하는 넓은 시야, 경기도 행정을 조율할 수 있는 현실적 지위 등이다. 이런 모습이 ‘김동연스러움’ 아닌가 싶다. 10개월 전 ‘김동연 후보’를 선택한 경기도민의 기대 아닌가 싶다. 도민이 좋아한다. 아주 잘한 일이다. 평가에 인색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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