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폰에 MS ‘빙’ 탑재 검토”… 놀란 구글 AI 개발 속도전

남혜정 기자 2023. 4. 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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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탑재 빙 ‘새로운 선택지’ 등극
구글, 검색시장 1위 지위 흔들려
머스크, ‘X.AI 코퍼레이션’ 설립 등
빅테크, 생성형 AI 개발 경쟁 확대
미국 오픈AI의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생태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분야에서 구글과 13년간 이어온 ‘검색 서비스’ 동맹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클라우드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 생성형 AI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기본 검색 서비스를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구글 검색 사업의 첫 번째 잠재적 균열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출시한 스마트폰에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적용하며 구글 검색 서비스를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탑재했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9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업체다.

하지만 최근 들어 MS의 검색 서비스인 빙이 오픈AI의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GPT-4’를 적용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이용자들이 검색 시장 1위 사업자인 구글 대신 새로운 선택지를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업계에선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구글의 검색 시장 1위 지위가 흔들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인 ‘바드(Bard)’를 미국과 영국 등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공개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NYT 보도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구글, MS와의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항상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길을 열어두고 있지만 구글과의 오랜 협력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파트너사 선정 시 구글이 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하며 매년 30억 달러(약 3조9300억 원)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검색 서비스를 교체할 경우 구글 매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위기를 느낀 구글은 AI 기능을 검색 서비스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160명이 참여하는 ‘메자이(Magi)’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기존 검색 결과와 AI의 답변을 합쳐 보여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로 구글은 이르면 다음 달 이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3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구글과 MS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국 첨단 기술 기업도 추격자로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네바다주에 ‘X.AI 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의 기업을 설립했다. 머스크는 AI 기업 딥마인드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X.AI 코퍼레이션’이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한 사업을 펼칠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머스크는 그간 GPT-4를 능가하는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중단하자고 주장해 왔지만 이번 회사 설립으로 오픈AI와 MS에 AI 시장의 주도권을 뺏긴 머스크가 추격의 시간을 벌기 위해 개발 중단을 요구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13일 대규모 언어모델 ‘타이탄(Titan)’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AI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베드록(Bedrock)’을 미리보기 형태로 출시했다. 베드록은 챗GPT처럼 줄글 생성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기업이 자체 AI를 개발하거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에서 이미지를 분할할 수 있는 AI 모델 ‘샘(SAM)’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여러 항목을 개별적으로 식별하고 이를 가상현실(VR)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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