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병철 “유엔 안보리 강력 규탄···불가극복 위협 느끼게 조치”

박광연 기자 2023. 4. 1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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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군절 75주년인 지난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을 쌍안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 위원장 왼쪽이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최고지도부 일원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문제 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에 대해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도발적 군사 행동이 더욱 거세지고 집중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리 부위원장은 이날 밤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미국과 그 추종 무리들이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 조치를 문제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를 또다시 강압 소집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부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군부 최고위급 인사다. 그만큼 북한 당국이 18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북한 ICBM 발사 관련 유엔 안보리 소집에 고강도로 반발하는 양상이다.

리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발사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등 신형 전략무기 개발을 놓고 “철두철미 미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과 전망적인 지역의 안전상 우려로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호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평화적 인민의 삶과 미래를 보위하기 위한 합법적인 자위력 강화 조치”라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한반도 정세 악화 책임을 미국과 남한에 돌리며 ICBM 발사 행위를 정당화했다. 그는 “올해에 들어와 미국과 남조선 괴뢰 역도들은 그 무슨 말로써도 변명할 수 없고 그 이상 더 명백할 수 없는 ‘평양 점령’과 ‘참수 작전’, ‘정권 종말’이라는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 성격이 짙은 표현으로 망발을 쏟아내며 우리에 대한 핵 선제타격과 전면 전쟁을 가상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들을 쉬임 없이 연속적으로 벌려 놓았다”고 밝혔다.

리 부위원장은 그러면서 “조성된 엄중한 사태와 전망적인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 보다 강위력한 정당방위 수단들을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이렇게 해야만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조선반도(한반도) 안전 상황이 통제권 안에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선반도 정세 악화의 주범인 미국에 대해서는 우려조차 표하지 않고 우리의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만을 또다시 문제시하려 드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며 우리 주권에 대한 엄중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리 부위원장은 “미국은 이제라도 대세 판단을 똑바로 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들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만일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조선반도의 안전 환경을 계속 위태롭게 하는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더욱 분명한 안보 위기와 불가극복의 위협을 느끼도록 우리는 필요한 행동적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며 한반도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군부 최고위급인 리 부위원장의 경고성 입장문은 더욱 강도 높은 도발적 군사 행동에 나설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박정천 당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한·미 대규모 공중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맹비난한 직후 북한은 사상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도발적 미사일 발사를 집중 전개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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