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자세’ 장성들 사이의 김주애…뒤편의 고모는 앙다문 미소

박준희 기자 2023. 4. 18. 00: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체육 경기를 관람했다.

통신이 공개한 현장 사진을 보면 기사에서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날 관람에는 딸 주애와 여동생 김 부부장도 함께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월 17일 광명성절(2월 16일, 김정일 국바위원장 생일) 기념 내각-국방성 체육경기 관람에도 김 위원장 및 주애와 같이 참석했지만, 관람석 뒷줄 가장자리에 앉아 경기를 지켜본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주애, 연이어 광명성절·태양절 경기 관람
김여정도 늘 동행…좌석 간 거리는 ‘고무줄’
北 보도 사진서도 과거와 위상 크게 달라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양절(매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 재시합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국방성 장성들이 무릎에 주먹쥔 손을 올려놓은 자세로 경기를 관람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 딸 주애가 편안한 모습을 경기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체육 경기를 관람했다. 이 가운데 ‘후계자설’이 나도는 주애의 위상과 한때 이른바 ‘백두혈통’ 권력의 핵심으로 꼽히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주애의 고모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묘한 분위기가 대비돼 주목된다.

17일 조선중앙통신은 "민족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매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에 즈음하여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의 체육경기 재시합이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의 경기 관람 소식을 전했다. 통신이 공개한 현장 사진을 보면 기사에서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날 관람에는 딸 주애와 여동생 김 부부장도 함께 했다.

주애의 주변으로는 마치 군대에 갓 들어온 신병처럼 주먹을 쥔 손을 무릎 위에 올린 긴장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장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와 달리 주애는 김 위원장 옆좌석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장성들의 이 같은 분위기는 ‘최고 존엄’인 김 위원장 때문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난 2월 북한의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당시 주애를 중심으로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몸을 낮추던 장성들의 분위기와도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양절을 맞아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 재시합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양절을 맞아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 재시합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한 가운데 김 위원장과 딸 주애의 뒤편에 김여정(오른쪽 두 번째)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확인된다. 연합뉴스

또 이날 관람에서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주애 인근의 뒷자석에 착석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월 17일 광명성절(2월 16일, 김정일 국바위원장 생일) 기념 내각-국방성 체육경기 관람에도 김 위원장 및 주애와 같이 참석했지만, 관람석 뒷줄 가장자리에 앉아 경기를 지켜본 바 있다. 당시 김 부부장의 이 같은 좌석 위치로 인해 권력의 핵심에서 김 부부장이 다소 밀려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외교전문기자 겸 히로시마(廣島)대 객원교수는 주애의 전면 부상과 김 부부장의 위상 축소 가능성에 관해 주애의 권력승계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김 부부장에 줄을 서려는 권력 고위층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양절을 맞아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 재시합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한 가운데 김 위원장과 딸 주애의 모습 왼편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확인된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양절을 맞아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사이의 체육경기 재시합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한 가운데 김 위원장과 딸 주애의 모습 왼편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이 확인된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월 18일 공개한 광명성절 기념 체육경기 사진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주애로부터 멀리 떨어진 뒷줄 왼쪽 구석에 앉았다. 뉴시스

그에 비하면 이번에는 다시 김 위원장과 주애 주변으로 좌석을 가까이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보도 사진에 나타난 김 부부장의 모습은 과거 단독으로 주목 받던 것과 달리 사진의 초점조차 맞춰지지 않아 사실상 김 위원장과 주애의 ‘배경’ 정도에 불과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올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생일인 광명성절과 태양절에 잇따라 체육 경기를 관람하고 이들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 이에 과거 신격화 됐던 지도자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김 위원장 자신에 대한 우상화를 더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희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