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클래식]백혜선과 경기 필의 초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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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시네마 클래식’에서는 ‘리뷰 앤 프리뷰’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한 주의 주요 공연을 돌아보고 예정 공연들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주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독주회와 경기 필하모닉 연주회 리뷰와 4월 중순 예정 공연들을 모았습니다.
<Review>
피아니스트 백혜선 리사이틀
4월 11일 예술의전당
하루 초연만 두 곡. 미국 흑인 여성 작곡가 플로렌스 프라이스(1887~1953)의 ‘스냅사진’(한국 초연)과 1981년생 한국 작곡가 서주리의 피아노 소나타 2번 ‘봄’(세계 초연)이었다. 연주를 맡은 백혜선씨는 피아노 앞에 앉기 전에 마이크를 잡고 간단한 곡 설명을 덧붙였다. 작곡가와 연주자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공통점은 여성이었다.
백혜선씨의 설명처럼 프라이스는 최근 들어 활발하게 재조명되고 있는 작곡가다. 초기작인 교향곡 1번에서 미국 향토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면, 1947~1952년 후기작인 이 독주곡에선 인상파적 향취가 강하게 묻어났다. ‘겨울 호수’ ‘구름에 걸친 달’ ‘불꽃’처럼 구체적이고 표제적인 제목도 드뷔시를 닮았다. 흡사 미국으로 건너온 드뷔시 같았다고 할까.
서주리는 지난해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의 협업으로 친숙한 작곡가. 그의 소나타는 뒤집힌 변주곡 같은 재미가 있었다. 보통은 주제와 변주의 구조를 지니지만 거꾸로 주제인 ‘고향의 봄’을 마지막 4악장의 결말에 배치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막판 반전을 기다리는 듯한 심경이 됐다. 시기도 대륙도 국적도 달랐지만 이날 두 여성 작곡가의 작품은 무대에서 충분히 연주할 만한 가치를 지닌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후반곡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작품 탄생의 계기가 됐던 동료 화가 하르트만과 후대의 그림들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 연주하는 공감각적 진행이 돋보였다.
경기 필하모닉 연주회(협연 에스메 콰르텟)
4월 14일 예술의전당
현악 4중주와 오케스트라는 평소 만날 일이 없는 사이다. 하지만 미 현대음악 작곡가 존 애덤스는 협주곡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재치있게 둘을 묶었다. 2012년 현악 4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완벽한 농담’인데 이 곡이 국내 지각 상륙했다. 에스메 4중주단과 경기 필하모닉(지휘 지중배)이 한국 초연을 맡았다.
‘완벽한 농담’이라는 제목처럼 옛 고전을 계속 인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작곡가는 스트라빈스키의 중기곡 풀치넬라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흥미로운 건 그 대상이 베토벤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중간중간 베토벤의 교향곡과 후기 4중주들이 파편처럼 튀어나왔다. 베토벤의 진지함과 패러디의 유쾌함이 공존했던 셈이다.
누아르 영화의 배경 음악 같은 작곡가 특유의 도입부는 인상적이었다. 다만 초반부에 오케스트라가 철저하게 보조적 역할에 머물고 있는 점은 의아스러웠다. 콰르텟에 대한 배려라는 점을 감안해도 협주곡의 풍성함이나 재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낳았다. ‘닉슨 인 차이나’를 비롯해 평소 애덤스의 팬이지만 이 곡이 대표작으로 남을지는 의문이 남았다. 그와는 별개로 에스메 콰르텟은 멤버 교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앙상블을 보여줬다.
이날 후반부의 메인 작곡가는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은 안정적인 박자감, 사전 준비를 잘 마친 현악, 후반의 박력 있는 금관까지 대체로 호연에 가까웠다. 강약 조절을 조금 더 섬세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은 남았지만 악단과 지휘자의 ‘케미’도 좋았다.
<Preview>
4월 19일(수)~20일(목) 롯데콘서트홀 서울시향 연주회(지휘 데이비드 로버트슨, 피아노 피에르로랑 에마르)
4월 20일(목) 금호아트홀 연세 금호솔로이스츠
4월 21일(금) 롯데콘서트홀 라흐마니노프 시리즈1 정한빈, 조재혁 투 피아노
4월 21(토)~22일(일) 아트센터인천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
4월 22일(토) 롯데콘서트홀 상주 아티스트 피아니스트 이진상
4월 22일(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KBS교향악단(지휘 마렉 야노프스키)
4월 22일(토) 부산문화회관, 23일(일) 세종 예술의전당, 25일(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6일(수) 대구콘서트하우스 브레멘 필하모닉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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