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君子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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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의 이슈와 관련, 읽어볼만한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이슈읽기’라는 기획을 진행중입니다. 지난주 이슈는 최근 신문지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하는 ‘마약’. 한국은 오랫동안 마약청적국으로 여겨져 왔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입니다. 조선 말 이미 일제의 아편 생산기지였다고, 근현대사 연구자 조석연 신한대 교수가 쓴 ‘마약의 사회사’는 주장합니다.
일제가 식민 지배의 재원확보를 위해 기후와 지질이 양귀비 재배에 맞고, 임금과 땅값이 싼 조선에서 아편을 재배해 전쟁중 수요가 늘어난 의약용 모르핀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는 거죠. 이어 1980년대에도 일본이 자국내에서 사용될 필로폰을 가깝고 임금 싼 한국에서 하청 생산하면서, 필로폰이 한국에 퍼졌다고 저자는 분석합니다.
‘마약의 사회사’가 학자가 쓴 학술교양서인데 반해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는 대중적인 책입니다. 마약의 종류, 역사 등 ‘마약 백과’라고 할 수 있죠. 전세계 마약 사용자의 70%가 대마를 피우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마약사범의 1위기 필로폰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왔습니다. 저자는 대마가 알코올보다 중독성이 약하고, 많은 국가들이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으며, 대마 합법화가 그보다 중독성이 높은 ‘하드 드러그’로 넘어가는 걸 막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소개하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세계 마약 시장 70%는 대마… 韓은 중독성 강한 필로폰이 1위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군자는 곤궁함 속에서도 굳세지만, 소인은 궁하면 멋대로 군다).”
리움미술관 특별전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전시실 벽에 적힌 문장입니다. 조선백자 185점이 나온 이 전시는 백자를 군자에 빗대 풀어가는데, ‘논어’ 위령공편의 이 문장은 조선 중기 유행한 철화백자를 설명하며 등장합니다.
철화백자란 표면에 철 안료로 문양을 그린 백자를 이릅니다. 푸른 안료로 그린 청화백자보다는 화려함이 덜하지만, 굳세고 차분한 품격을 갖췄지요. 조선이 백자에 철 안료를 사용하게 된 것은 16~17세기 전란을 겪으면서 값비싼 청화안료의 수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도공들은 철 안료라는 대안을 찾아 강건한 아름다움을 빚어냅니다. 전시장 설명문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조선은 곤경에 처해서도 소인같이 원망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결국 군자와 같이 형통(亨通)한 셈이다.”
전시를 같이 본 친구가 “직장생활이란 하면 할수록 군자가 되기 위한 수련 같다”며 이 문장을 촬영해 간직하더군요. 직장생활뿐 아니라 삶이란 끊임없는 수행 같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누군가는 그 순간에조차 밑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또 다른 누군가는 쉽게 추한 민낯을 내보이곤 하지요.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거기에 있고, 그것이 곧 ‘교양’을 갖춘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독서는 교양을 쌓기 위한 대표적인 방편으로 꼽히지요. 우리가 책을 읽는 건 결국 교양있는 사람, 즉 군자가 되기 위해서라 믿습니다. Books가 소개하는 책들이 독자 여러분이 군자의 경지에 이르는 길의 좋은 벗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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