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서열 2위’ 리병철, 유엔안보리 반발 “필요한 행동 조처 취할 것” 엄포

이제훈 2023. 4. 1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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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에 반발해 "내정간섭"이라며 "필요한 행동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리병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17일 밤 <조선중앙통신> 으로 발표한 "입장 발표문"을 통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내세워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문제시하려 드는 데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로,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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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미사일 발사]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인 지난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리병철(오른쪽)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중앙위 군사 담당 비서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한테 보고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에 반발해 “내정간섭”이라며 “필요한 행동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리병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17일 밤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입장 발표문”을 통해 “미국이 유엔 안보리를 내세워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문제시하려 드는 데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로,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등의 요구에 따라 18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화성포-18’형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공개회의를 연다.

리병철 부위원장은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조선반도의 안전 환경을 계속 위태롭게 하는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더욱 분명한 안보 위기와 불가극복의 위협을 느끼도록 우리는 필요한 행동적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와 관련해 리 부위원장은 “우리의 신형 전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과 지역의 안전상 우려로부터 공화국을 수호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인민의 삶과 미래를 보위하기 위한 합법적인 자위력 강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지난 13~14일 핵전략폭격기들을 동원시켜 남조선 괴뢰 역도들과 연합공중훈련을 벌여 놓은 것은 우리에 대한 핵위협 공갈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시”라고 주장했다.

리 부위원장의 ‘대미 군사 행동’ 엄포는,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첫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며 “반드시 불가극복의(극복 불가능한)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어 잘못된 저들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절망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대미 엄포’를 사실상 되풀이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최근 들어 북한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반박 담화 등을 발표해왔다. 지난 2월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5형 기습발사훈련”(2월18일)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에 ‘김여정 담화’(2월19일)로 반발했고, 지난 3월엔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에 2년 만의 ‘외무성 성명’(3월13일)으로 맞섰다. 이런 흐름에 비춰 리 부위원장의 ‘입장 발표’도 그다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다만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위원장에 이어 북쪽에서 ‘군서열 2위’인 리 부위원장이 직접 나서 대미 엄포의 군사적 무게감과 신뢰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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