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극단선택 ‘라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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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세상에서 관심은 곧 돈이다.
유통업계에선 '라방 안 하면 바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숨진 여학생은 자신의 SNS 라방을 켜두고 극단적 선택 과정을 생중계했다.
강남 한복판 투신도 놀랍거니와 여학생이 극단선택 과정을 라방을 통해 중계하고, 이를 여러 명이 지켜봤다는 소식은 기가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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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서 ‘라방’으로 불린다. 모바일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파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비롯됐다. 기존에 없던 ‘소통’을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불러 모았고,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급격히 몸집을 불렸다. 홈쇼핑에서부터 대형마트, 식품 제조사, 아웃렛, 콧대 높은 백화점까지. 유통업계에선 ‘라방 안 하면 바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구독좋아요알림설정’. 2020년 선댄스영화제를 발칵 뒤집어놨던 영화 ‘Spree’의 한글 제목이다. 이 영화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자신의 카풀 차량에 탑승하는 승객들과 예측불가의 섬뜩하고도 광기 어린 라방을 진행하는 유튜버 이야기를 다룬다. 현실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위험천만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2021년 5월 중국 하이난성에 사는 한 40대 중국 여성은 SNS 라방을 위해 25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한 손으로 매달려 춤을 추다가 추락사했다. 지난 달에도 인도네시아의 21살 여성이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장난으로 극단선택을 암시하는 라이브 방송 진행 중에 세상을 떠났다고 홍콩 매체가 전했다.
그제 10대 여학생이 서울 강남의 한 고층 건물에서 추락사했다. 숨진 여학생은 자신의 SNS 라방을 켜두고 극단적 선택 과정을 생중계했다. 강남 한복판 투신도 놀랍거니와 여학생이 극단선택 과정을 라방을 통해 중계하고, 이를 여러 명이 지켜봤다는 소식은 기가 찬다. 아무리 세태를 반영한다지만 죽음을 방조하고 아픔을 외면한 꼴이다. 해당 영상은 SNS는 물론, 유튜브 등에도 여과 없이 재확산돼 조롱하는 댓글까지 달리고 있다고 한다. 전에도 그랬지만 라방 보기가 더 불편할 것 같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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