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병철 "전략무기 개발은 자위조치…안보리 회의는 내정간섭"

북한이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다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 반발했습니다.

리병철은 오늘(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경고 립장(입장)' 발표문에서 "우리의 신형 전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위협과 전망적인 지역의 안전상 우려로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호하고 전쟁을 억제하며 평화적 인민의 삶과 미래를 보위하기 위한 합법적인 자위력 강화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이 안보리를 전면에 내세워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그 무슨 '도발'과 '위협'으로 묘사하며 문제시하려 드는 데 대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권에 대한 로골적인 무시로, 명백한 내정간섭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최근 한미 연합연습·훈련들을 '핵 위협 공갈'로 칭하며 "엄중한 사태와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 보다 강위력한 정당방위 수단들을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해야만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조선반도(한반도) 안전 상황이 통제권 안에 있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반도 정세 악화의 주범이라며 안보리가 미국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고 북한만 문제시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리병철은 "미국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조미(북미) 관계의 역학 구도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의 힘에 대한 과신에만 빠져 있다"며 "미국은 이제라도 대세 판단을 똑바로 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정치군사적 도발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는 전술 핵탄두 공개와 핵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각종 투발 수단을 개발함으로써 자칭 '핵보유국' 지위에 이른 만큼 미국이 이를 인정하고 북한을 향한 태도를 바꿔 달라는 압박으로 풀이됩니다.

리병철은 "만일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조선반도의 안전 환경을 계속 위태롭게 하는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더욱 분명한 안보 위기와 불가 극복의 위협을 느끼도록 우리는 필요한 행동적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리병철은 김정은 시대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며 2020년 군인 최고 계급인 인민군 원수로 승진했지만, 2021년 문책을 받아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가 지난해 복권에 성공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ICBM 화성-18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습니다.

액체연료를 쓰는 기존 ICBM들을 추후 고체연료로 교체해 발사 준비 시간을 줄임으로써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수순으로 해석됩니다.

안보리는 미국 등의 요청에 따라 한국 시각으로 18일 새벽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ICBM 등 북한의 비확산 문제에 관한 공개회의를 개최합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관진 기자spiri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