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대란 풀렸지만, 부품 수급난 여전...국산 차 분통
기존 범퍼 고쳐서 쓰는 구형 모델까지 종류 다양
"부품 수급난에 국산 차 고집할 이유 사라져"
[앵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반도체 수급난에 새 차를 받으려면 1년은 기다려야 했습니다.
올해 출고 대란은 해소됐지만, 한 번 고장 나면 필요한 부품을 구하는 데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는 여전합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정비업체에 수리 대기 중인 차량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지난해 출고된 신형 모델이지만, 엔진 배선을 구하기 어려워서 한 달 넘게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부터.
언제 새 부품이 들어올지 몰라 울며 겨자 먹기로 기존 범퍼를 고쳐서 쓰는 구형 모델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황인환 / 정비업체 대표 : 여러 종류의 부품이 간단한 것조차 수급이 어려워서 차량 수리를 하지 못하거나 대기하는 차량도 많습니다. 차량 수리하는 데 기일도 오래 걸리고, 굉장히 차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정비업체 한 곳에서만 차량 수십 여대가 길게는 5개월 넘게 기약 없이 부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정비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지긴 했어요. 코로나 때 부품 공장이 망하거나 그런 게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소비자들은 국산 차를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차량 수리 대기자(음성변조) : 현재 같은 부품 대기가 560대이라고 들었어요 사고 나서도 이 작은 부품 하나 때문에 한 달 이상, 두 달까지도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일 답답한 건 생산 일정이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는 거죠.]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숨통을 트면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은 크게 줄었지만, 이번엔 수리용 부품으로 불똥이 튄 셈입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90%에 달하는 현대와 기아차의 신차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수급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권용주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 : 신차 출고 고객이 우선이니까, 주문을 새 차에 들어가는 것부터 먼저 빨리빨리 만들어달라고 하면, 부품회사는 그것부터 만들어 내게 되는 거고 당연히 수리용 부품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죠.]
현대모비스 측은 엔데믹 이후 판매 증가로 일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부품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판매량 증대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대할 만큼 날개를 달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당장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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