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쇼다운 국가대표… ‘평범한 판사’ 김동현 “좋아하는 것 위해 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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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5부의 김동현(41·사진) 판사는 이름만큼이나 평범한 사람이다.
음성으로 변환이 되지 않는 기록이나 사진·영상의 경우에도 김 판사를 돕는 서기관들이 말로 설명해주거나 적합한 파일로 바꿔준다.
김 판사는 17일 제43회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판사와의 대화'에서 시각장애인 법관으로서의 이 같은 자신의 삶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 판사는 장애인도 평범한 이웃 중 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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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5부의 김동현(41·사진) 판사는 이름만큼이나 평범한 사람이다. 재판이 없는 날엔 종일 사건 기록을 검토하거나 판결문을 작성하고, 할 일이 많아 주말에 일을 하기도 한다. 다만 일을 할 때 특별한 도구나 도움이 필요한 때가 있다. 시각장애인인 그에게 각종 문서와 기록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광학문자판독기(OCR) 프로그램은 필수다.
사건 자료로 도면이 제시되는 경우엔 3D 펜을 사용한다. 도면의 선을 따라 필라멘트를 얹으면 김 판사가 손으로 만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선 다른 법원 직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음성으로 변환이 되지 않는 기록이나 사진·영상의 경우에도 김 판사를 돕는 서기관들이 말로 설명해주거나 적합한 파일로 바꿔준다.
김 판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 중이던 2012년 의료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과학고등학교와 카이스트를 나와 과학기술전문 변호사가 되고자 했던 그의 꿈도 희미해졌다. 공부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가 헌신적으로 김 판사를 도왔고, 그에 앞서 국내 1호 시각장애인 법관이 된 최영 판사도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 판사는 사고 이듬해부터 달리기가 취미가 됐다. 남산을 산책하던 중 지인과 함께 뜀박질을 했는데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은 느낌”이었다.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태어나서 처음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일이 없는 주말엔 남산에서 열리는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정기 훈련에 참가하고 대회에도 종종 출전한다. 이번 달에도 이미 10㎞ 대회를 완주했다.
김 판사는 장애인도 평범한 이웃 중 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장애인에 대해 불편해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저도 30년 동안 비장애인이었고 어쩌다 보니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면서 “제가 사고 이전과 이후가 다른 사람이 아니듯 여전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것과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 살아가는, 어딘가 불편하지만 따지고 보면 별 특별할 거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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