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여아 추락' 대구 예식장 계단 난간 간격, 기준치 3배였다

사고가 난 대구 수성구 모 호텔 나선형 구조 비상계단. /사진=뉴스1

계단 난간 사이로 2세 여아가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대구 수성구의 호텔 시설 안전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사고가 난 호텔의 난간 간격은 최대 28~30㎝로 넓었으나 추락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는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난간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015년 10월 건축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개정된 실내 건축의 구조·시공 방법 등에 관한 기준을 보면 실내 공간 난간은 영·유아와 어린이가 짚고 올라갈 수 없는 구조여야 한다. 또 난간 사이 간격은 10㎝ 이하로 돼 있다.

이 개정 건축법의 부칙에는 '건축물이 건축위원회의 심의 대상인 경우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최초로 신청하는 날짜에 적용한다'고 돼 있다. 사고가 난 호텔은 2014년 2월쯤 대구 수성구에 건축위원회 심의 신청을 해 개정된 건축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치단체가 다중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매년 실시하지만 건물 균열과 지반 침하 등만 확인할 뿐 난간에 대한 확인 사항은 없었다.

수성구 관계자는 "개정된 건축법에 사고 호텔이 포함이 안 된다. 민간시설이다 보니 난간 등 안전 관련 시설은 호텔 측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사고 호텔의 난간에 대한 민원은 접수된 것이 없다"고 했다.

사고는 전날 오후 1시 49분쯤 호텔 예식장 3~4층 계단 난간에서 벌어졌다. 두 돌이 지난 여아의 아버지가 들고 있던 짐 정리를 위해 손을 놓은 사이 아이가 난간 쪽으로 가다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진술을 들을 방침"이라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