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인류 최대 로켓 ‘스타십’ 발사 연기…“압력 조절 밸브 얼어”
스페이스X “최소 48시간 지나야 발사 재시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인류 최대의 로켓인 ‘스타십’의 시험 발사가 연기됐다. 동체 내부에서 압력을 조절하는 부품인 ‘가압 밸브’가 동결된 것이 원인이다. 다음 발사 시도는 최소 48시간 이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17일 오전 8시20분(한국시간 17일 오후 10시20분)에 스타십을 시험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이륙 40초를 남기고 발사 카운트다운이 정지했다.
발사 연기 이유는 동체 내부에 탑재된 부품의 이상이다. 일론 머스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압 밸브’가 동결됐다”며 “(동체에 들어간) 추진제를 제거하고 며칠 후에 발사를 재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제는 로켓의 연료와 산화제를 뜻한다.
스페이스X는 이날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발사 준비 동영상을 통해 “다시 발사를 시도하려면 최소 48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스타십은 발사대를 떠나 고도 234㎞까지 상승한 뒤 지구를 한 바퀴 돌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1단부에 해당하는 ‘슈퍼헤비’는 멕시코만 바다로 떨어지고, 2단부인 ‘스타십 우주선’은 하와이 인근 태평양으로 낙하할 계획이었다. 총 비행 예정시간은 90분이었다.
슈퍼헤비와 스타십 우주선 모두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고안됐지만, 첫 시험발사라는 점을 고려해 스페이스X는 기체 회수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이날 발사가 불발되면서 이 같은 비행 계획은 모두 연기 됐다.
스타십은 1단부와 2단부를 합친 전체 길이가 120m, 추력은 7590t에 이른다. 2025년에 인류를 달에 보내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우주발사시스템(SLS)’보다 크고 강하다. SLS는 길이 98m, 추력은 3900t이다.
스페이스X는 향후 스타십으로 인류의 화성 이주를 추진할 방침이다. 일종의 우주여행 버스로 쓰겠다는 복안이다. 스타십에는 승객 100명을 태울 수 있는데, 이런 수송능력을 통해 2050년에는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실현된다면 인류가 대규모 집단을 만들어 활동하는 영역이 지구에서 다른 천체로 확장되는 셈이다.
화성은 지구와 이웃한 행성이고, 얼음 상태의 물이 있다. 지상은 딱딱한 암석으로 이뤄져 있어 건물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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