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수면제 먹여 초대남과 성폭행하고 영상 유포

검찰, 강간 등 상해 혐의 구속기소
불법 영상물 150개 SNS 올리기도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자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다른 남성과 함께 성폭행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폭행 영상을 유포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지검 형사2부(부장 신건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로 A(23)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공범 B(23)씨도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숙박업소에서 여자친구 C씨에게 수면제를 숙취해소제라고 속여 술과 함께 먹인 뒤 B씨와 함께 3차례 성폭행하고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가 SNS에 올린 '초대남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연락해 함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C씨 몰래 성관계 장면 등을 촬영해 만든 불법 영상물 150개를 지난해 4월~올해 2월 SNS에 유포한 혐의도 있다. 그는 휴대폰이나 주거지 천장에 설치한 화재경보기 모양의 몰래 카메라를 이용해 범행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휴대폰으로 여성들 치마 속 등을 13차례 찍고 이를 개인용 서버에 저장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A씨 등에게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수면제로 피해자의 정신을 잃게 한 것이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간 등 상해로 죄명을 변경해 기소했다. 강간 등 상해죄는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으로, 징역 7년 이상인 특수강간죄에 비해 형량이 높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A씨 등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도 추가 입건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