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세습 단협' 철퇴...기아 노사 관계자 첫 사법처리

백종규 2023. 4. 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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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 당국이 단체 협약에 고용세습 조항을 유지한 기업 관계자를 처음으로 사법 처리했습니다.

당국이 문제 조항을 고칠 것을 명령했는데도 이를 거부하자 강력한 제재에 나선 건데요, 기아 노사가 첫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백종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아의 우선·특별 채용 관련 단체협약입니다.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이나 정년 퇴직자 또는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사실상 고용 세습을 명문화 한 겁니다.

노동부는 이 조항이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고용정책기본법의 취업 기회균등 보장을 침해했다며 지난해 시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현대판 음서제'라며 비판이 커지자 100인 이상 사업장 1,057곳의 단체협약을 전수조사해 59곳에 대해서도 시정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기아는 시정 시한인 지난 3일까지 단협 조항을 고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 반대가 커 노사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손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정을 거부한 겁니다.

단협 수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기아 측 설명과는 달리 시정 명령을 받은 나머지 사업장들은 기한 내에 해당 조항을 수정했습니다.

노동부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위원장, 기아와 기아 대표이사 등을 시정명령 불이행에 따른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노동부가 고용세습 문제로 사법처리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기아 노사가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처벌은 벌금 5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에 정부는 채용절차법 개정을 통해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YTN 백종규 (mscho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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