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농구'에 당했다는 캐롯 김승기 "인삼공사, 잘못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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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공격리바운드 18개·스틸 13개를 기록하며 수비력을 뽐낸 '친정'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을 향해 "내가 잘못(?) 가르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인삼공사는 1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5전 3승제)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캐롯을 76-72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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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공격리바운드 18개·스틸 13개를 기록하며 수비력을 뽐낸 '친정' 안양 KGC인삼공사 선수들을 향해 "내가 잘못(?) 가르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인삼공사는 1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5전 3승제)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캐롯을 76-72로 물리쳤다.
이로써 먼저 2패를 당한 캐롯(1승)은 PO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날 캐롯은 장기인 활동량과 '뺏는 수비'에서 인삼공사에 제대로 밀렸다.
2차전에서 실책 19개를 유발하며 낙승한 캐롯은 3차전에서는 반대로 인삼공사의 적극적 수비에 실책 13개를 저질렀다.
캐롯이 PO 들어서 두 자릿수 실책을 낸 건 처음이다. 6강 PO를 포함한 이전 7경기에는 평균 5개에 그쳤다.
캐롯은 공격리바운드도 무려 18개를 내줬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선 문성곤에게 공격리바운드 4개를 허용하며 좀처럼 공격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날 인삼공사가 보여준 농구는 '전직 인삼공사 사령탑' 김승기 감독이 좋아하는 경기 방식이다.
김 감독은 적극적으로 상대 공을 탈취하는 압박 수비와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내기 위한 공격리바운드를 중시하고, 과감한 3점도 강조한다.
그는 "(56점 차로 진) 1차전처럼 망가진 경기는 하지 말자고, 끝까지 해보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는데 보다시피 (선수들이) 힘이 없다"며 "상대는 풀코트 프레스(전면 압박 수비)로 시작부터 붙었다. 우리가 지쳐 있어서 그걸 뚫어낼 선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인삼공사는 2쿼터부터 코트 전역에서 압박 수비를 펼쳤다.
체구가 크고 주력이 느린 외국 선수 오마리 스펠맨마저 반대편 골밑까지 올라가 사력을 다해 상대의 전진을 저지하려 했다.
김승기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지도했던 '옛 제자'들의 고강도 압박 수비에 혀를 내둘렀다.
"나도 답답할 정도로 (수비가) 붙었다"고 말한 김 감독은 "상대 선수들이 대단하더라. 변준형, 문성곤, 박지훈까지 내가 잘못 가르쳐놓은 것 같다"고 농담했다.
이어 "최현민, 박진철을 데리고 경기하는 것과 오세근을 데리고 경기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선수들이 오늘 끝까지 해준 데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 선수들을 데리고 여기까지 왔다. 그것만으로도 수고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삼공사의 김상식 감독은 "전면 압박을 국내 선수만 하면 안 된다"며 스펠맨까지 수비에 투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상식 감독은 "스펠맨도 오늘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특히 (패배한) 2차전에서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컸던 것 같다"며 "득점, 리바운드를 많이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수비는 정말 열심히 하려 했다"고 말했다.
26득점으로 맹활약한 인삼공사의 '돌격대장' 변준형은 광범위한 도움 수비와 고강도 압박 수비를 먼저 사용했던 팀의 주축다운 자부심도 뽐냈다.
지난 시즌까지 김승기 감독 밑에서 지도받은 변준형은 핸들러를 '사지'로 몰아넣는 캐롯의 '함정수비'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우리보다는 조금 약한 것 같다"고 웃었다.
"우리가 원조"라며 힘줘 말한 변준형은 "문성곤 형, 박지훈 형이랑 내가 (그간) 함께 했으니 그 수비를 더 잘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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