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카톡, 금지될까? ‘연결되지 않을 권리’ 논의 착수
[앵커]
이와 함께 업무 시간이 끝나면 회사에서 문자 메시지 같은 연락을 받지 않는, 이른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근로시간 문제와 함께 정부가 관련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민간 경비업체에서 일하는 이 남성.
저녁에 출근해 아침에 퇴근하는 교대 근무를 하는데, 집에 있어도 마음 편히 자본 적이 없습니다.
상사가 직원들을 모은 단체 SNS방을 통해 업무 공지를 하는데, 퇴근한 직원에게도 예외없이 답장을 재촉했습니다.
[A씨/민간 경비업체 직원/음성변조 : "(카톡 알람을) 꺼놓고 자면 불안하죠. 혹시 또 다른 내용이 왔는데 내가 확인을 안 했을까 봐."]
직장인 상담센터에는 "시도때도 없이 오는 상사의 SNS 때문에 힘들다"는 호소가 이어집니다.
자정이 넘었는데 카카오톡으로 업무 지시를 하고 대답을 재촉하는 경우, 새벽·주말 상관없이 텔레그램으로 지시해 괴롭다는 경우 등 다수의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B씨/전 학원강사/음성변조 : "강사가 퇴근을 했건 출근을 하기 이전이건 계속 연락을… 답변을 바로 즉시 하지 않으면 계속 카톡이 오는 거예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꼴로 "퇴근 후 업무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휴일에 업무 목적으로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시간도 일주일 평균 11시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무 시간이 아닌데 일하는 이유로는 '갑작스런 업무 처리 요청'이 가장 많았고, '생각난 김에 지시하려고', '시간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50인 이상 기업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노사협의에 반드시 포함하는 등, 해외에선 노동시간을 준수하기 위한 법제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른바 '카톡금지법'이 국회에서 수차례 발의됐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폐기돼 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개편과 더불어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논의도 전문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연구한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강승혁/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석훈 박미주
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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