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전세사기 피해 사망 3번째…유서에 "경제적으로 힘들다"
전세 사기 피해를 당한 30대가 오늘(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같은 사기범에게 당한 뒤 숨진 사람이 올 들어 인천에서만 3명째입니다.
먼저, 김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현관문엔 수도 요금을 빨리 내라는 독촉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 앞엔 추모 조화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 새벽 1시 20분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 박모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습니다.
자택엔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유서가 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병렬/입주민 대표 : 새벽에 나가서 일하시는 거로 제가 알고 있어요. 만나는 시간이 거의 한 8시 이후. 근데 새벽에 나가시잖아요.]
박씨는, 보증금 12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른바 인천 '건축왕' 남 모씨의 전세사기 피해자였습니다.
남씨가 은행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서 지난해 6월 이 아파트 전체 60세대 가량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간 겁니다.
이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세 번째 사망자가 살던 이 아파트엔 이렇게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라고 쓴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집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집을 사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도 있는데요.
집이 넘어가면 전세금을 떼이고 갈 곳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한상용/전세사기 피해 입주민 : 낙찰자가 나오면 그냥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기 입주민 중에 힘들지 않으신 분은 한 명도 없어요.]
불과 사흘 전인 14일엔 남씨에게 보증금을 떼인 20대 피해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로 "2만원만 보내달라"고 말한 걸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2월 숨진 30대 세입자도 남씨에게 당한 피해자였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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