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무 ‘주 78시간’…전공의 대부분 과로사 위험”

국회 ‘근무환경 개선’ 토론

필수 의료 분과 특히 길어
흉부외과 주 102시간 달해

“연속근무 상한 축소 시급”
수련 비용 국가 부담 제언

전공의들이 평균적으로 주 80시간 근무를 하며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데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 토론회에서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재근·정춘숙 민주당 의원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젊은의사협의체,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와 함께 17일 오후 국회에서 ‘2030 전공의 간담회: MZ세대 보건의료인력 근무환경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대부분 전공의가 사실 과로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전공의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전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으로, 과목별로는 흉부외과(102.1시간), 외과(90.6시간), 신경외과(90.0시간) 등 필수 의료 분과가 특히 많았다.

응답자의 66.8%가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고, 연속 당직 근무 시 전공의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4.0시간에 불과했다.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답한 전공의는 52.0%에 달했다. 노동부의 과로사 인정기준은 4주 동안 주 평균 64시간 또는 12주 동안 주 평균 60시간이다.

강 회장은 대책으로 현재 전공의법에서 규정한 연속근무 시간 상한을 기존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 80시간’ 근무에 대해선 단계적 감축을 위해 공공병원이나 지방의료원 등을 중심으로 주 64시간 수준의 시범사업을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강 회장은 개별 수련병원이 수련환경평가 등에서 전공의 총 근로시간을 마치 주 80시간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고하는 불법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확한 전공의 근무 시간 계측 방안을 마련하고, 휴게시간 제공이 어려우면 근로시간으로 포함해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의 과로가 특히 심한 흉부외과, 내과, 신경외과, 외과 등에선 상급종합병원의 전담전문의 배치 기준 강화 등 전담전문의 추가 채용을 유도해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 발제를 맡은 김형렬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에 있어 환자의 안전 못지않게 중요한 건 노동하는 의사로서의 건강권”이라며 “전공의 특별법이 그나마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를 했지만, 전공의 역시 일하는 사람으로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아야 함에도 특별법이 무력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전제로 한 (전공의법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공의의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거론되는 ‘수련병원의 경영문제’에 대해선 미국, 캐나다, 유럽 등 해외처럼 전공의 수련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