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 튀르키예 대선 민심 어디로…위태로운 에르도안 지킬까 내려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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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4일 치러지는 튀르키예 대선에서 20여년째 집권 중인 '술탄'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카무란 외즈지프는 <가디언> 에 "사람들이 문제 삼는 경제 문제는 에르도안이 곧 개선할 것"이라며 "클르츠다로을루가 승리하면 (튀르키예가) 완전히 알 수 없게 돌아갈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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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지진]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튀르키예 대선에서 20여년째 집권 중인 ‘술탄’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영국 <가디언>은 튀르키예 유권자들의 민심을 전하는 특집 기사를 통해 “에르도안은 집권 이후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그가 “실각할 가능성이 더 이상 적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퇴진하면 그 여파는 튀르키예 국내를 넘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에르도안에 맞서는 경쟁자는 지난달 6일 튀르키예 야권의 공동 후보로 선출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제1야당) 대표다. 관료 출신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에르도안 대통령과는 상반된 온건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튀르키예의 6개 야당은 ‘6자 연합’이라는 ‘반에르도안’ 전선을 구축해 단일 후보를 뽑고 △경제 회복 △의회 민주주의 시행 △강력한 대통령제 전면 개편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폴리트프로’(politpro)의 이달 15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양자 대결에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50.2%)가 에르도안 대통령(43.9%)을 6.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당 지지율은 여당 정의개발당(AKP)이 33.3%로 가장 높았지만, 6자 연합에 포함된 공화인민당(28%)·좋은당(IYI·12.7%)·인민민주당(HDP·10.2%) 등을 합치면 과반이 넘는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총선에서 야권이 정의개발당을 꺾고 과반 의석을 점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위기에 몰린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1일 물가 대응과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날 앙카라의 한 경기장에서 “우리는 투자 유치, 고용 확대, 수출 증대로 경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한자릿수로 낮추고 연간 경제성장률은 5.5%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도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그로 인해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25년 만에 최대치인 85%(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월은 50.5%)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큰 비판을 받았다. 그로 인해 경제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 2월 초 대지진이 발생하고 정부의 늑장 대처 논란까지 이어졌다. 그로 인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태다.
앙카라 외곽에서 <가디언>과 만난 유권자들의 관심은 하나같이 ‘경제 회복’에 쏠려 있었다. 포목점을 운영하는 하산은 생애 처음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르도안)가 내 주머니에서 모든 돈을 가져갔다. 내가 파는 옷감은 다섯배 올랐고, 집세는 두배 이상 올랐다.” 하산의 아들 칸은 자신이 공화인민당의 오랜 지지자라며 “정말로 이번 투표에서 에르도안이 끝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패 예측은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환멸을 느끼는 민심이 상당하지만, 야당에 대한 회의감도 크다는 것이다. 하워드 아이슨스탯 미국 세인트로런스 대학 교수는 16일 <프랑스24>에 “상당수의 정의개발당 지지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력한 지지자층을 가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의회는 내주더라도 대통령직은 지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든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카무란 외즈지프는 <가디언>에 “사람들이 문제 삼는 경제 문제는 에르도안이 곧 개선할 것”이라며 “클르츠다로을루가 승리하면 (튀르키예가) 완전히 알 수 없게 돌아갈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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