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부 1·2인자 무력 충돌'로 100여 명 사망… 전면전 우려
국제사회 중재 "싸움 멈추고 대화해야"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사흘째 이어진 군부 세력 간 무력 충돌로 민간인 100명 이상이 숨졌다. 2019년 힘을 모아 독재 정권을 축출했던 군부 내 1·2인자가 군 통수권 문제로 권력 투쟁을 벌이다 결국 맞붙으면서다. 교전이 수단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때 동지였던 군부 1·2인자의 권력 투쟁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단의사협회는 지난 15일부터 사흘째 계속된 군벌 간 교전으로 민간인 97명이 숨지고, 36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수단에서 활동 중이던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직원 3명도 목숨을 잃었다. 북다르푸르의 난민 캠프에서는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있어 수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교전은 15일 새벽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이 충돌하며 시작됐다. 수단 군부 1인자 압델 파타 부르한 육군참모총장과 2인자로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은 한때 두 차례의 쿠데타를 함께 주도했던 동지였다.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30년간 수단을 통치했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들어선 민간 지도자 출신 압달라 함독 총리의 과도정부도 2021년 10월 쿠데타로 다시 무너뜨렸다.
당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국제사회 압박으로 올해는 총선을 통한 민간 정부 이양을 약속한 상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이 10만 명 규모의 RSF를 정부군에 통합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하다 유혈 충돌하면서 민주 정부 수립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3시간 휴전'에도 교전 계속… 국제사회 중재 시도
교전이 수도권을 벗어나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 하르툼과 인근 도시 옴두르만에서는 이날 오전 2시간가량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이 진행됐다. 탱크와 장갑차 포격도 이어졌고, 기관총 등이 동원된 시가전이 끊이지 않았다. 서부 다르푸르와 동부의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국경에서도 정부군과 RSF의 무력 충돌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양측은 전날 부상자 수송 등 인도주의적 통로를 일시적으로 개방하라는 유엔의 제안을 수용해 3시간 동안 잠시 교전을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하르툼 주민들은 총성과 폭발이 계속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갈로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부르한의 군대가 미그기를 동원해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잔인한 작전을 펴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는 발 벗고 중재에 나섰다. 동아프리카 지역 연합체인 정부간개발기구(IGAD)가 가장 적극적이다. IGAD는 휴전 중재를 위해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살바 키이르 남수단 대통령, 이스마일 오마르 구엘레 지부티 대통령을 가능한 한 빨리 수단에 파견할 예정이다. 유엔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 미국,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를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동맹국들은 수단 사태를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싸움을 즉시 멈추고 양측이 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과 함께 입장을 발표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당장의 미래가 장군들의 손에 달렸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평화를 앞세우고 싸움을 중지하며 협상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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